올해 서울 정비사업 시장은 치열한 수주 경쟁과 유찰이 반복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삼성물산·GS건설·현대건설은 강남·서초·용산 등 핵심 지역에서 적극적인 수주전을 펼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일부 사업장은 조합의 높은 요구 조건과 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유찰과 단독 입찰이 지속되는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선별적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조합들은 현실적인 공사비 조정과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중앙광장 조감도. (자료=삼성물산)


■ 삼성물산, 강남·용산 정비사업 선점… 현대건설, 강남 재건축 공략 박차

삼성물산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앞세워 대형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한남4구역 재개발(1조 5,723억 원)'과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867가구)'을 연이어 수주하며 강남·용산 지역의 주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특히 신반포4차 재건축, 한양3차, 방화6구역 등의 추가 수주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강남권 최대 정비사업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 또한 '디에이치(THE H)' 브랜드를 앞세워 강남권 하이엔드 주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다만,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는 삼성물산과의 경쟁에서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개포주공6·7단지(1조 5,130억 원)' 등 주요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며 프리미엄 아파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방배15구역, 압구정3구역 등에서도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치며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 GS건설, 공공재개발·대규모 재건축 병행… DL이앤씨, 특화 전략으로 차별화

GS건설과 DL이앤씨는 공공재개발 및 대규모 재개발 프로젝트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GS건설은 공공재개발과 민간 재건축을 병행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6498억원, 1610가구)'과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6374억원, 1533가구)'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봉천14구역 재개발에도 단독 입찰하며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으며, '잠실우성1·2·3차 재건축(1조6934억원)'에서도 삼성물산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DL이앤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2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사진은 'e편한세상 연희' 단지 투시도.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GS건설과 마찬가지로 공공재개발을 적극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 첫 정비사업으로 '연희2구역 공공재개발(3993억원)'을 수주하며 공공정비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히 'e편한세상 연희'를 제안하며 공공재개발에서도 고급화된 브랜드 모델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시작으로 한남5구역 등 추가 수주도 목표로 하고 있다.

GS건설이 강남권 재건축과 공공재개발을 병행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과 달리, DL이앤씨는 공공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 유찰·단독 입찰 반복… 정비사업 시장 양극화 심화

하지만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서 일부 사업장이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 저조로 인해 단독 입찰과 유찰이 반복되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강남·용산·서초 등 핵심 지역에서는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한 반면, 일부 사업장은 조합의 높은 요구 조건, 공사비 문제, 금융 시장 변동성 등의 영향으로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신반포4차 재건축은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했으나 유찰 후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흑석2구역 재개발도 GS건설이 단독 입찰해 유찰됐으며, 조합은 재공모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은 두 차례 유찰 후 수의계약이 추진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공사비 상승과 리스크 관리를 고려해 선별적 수주 전략을 강화하는 반면, 조합들은 현실적인 공사비 조정과 건설사 유인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비사업의 성패가 조합과 건설사의 원활한 협상에 달려 있다"며 "향후 주요 정비사업들의 진행 여부가 시장 흐름을 결정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