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개포주공6·7단지'와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개포주공6·7단지 수주를 놓고 경쟁할지,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이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잠실우성1·2·3차에서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맞붙으며 또 다른 빅매치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 개포주공6·7단지, 현대건설 단독 입찰 가능성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진=각 사)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사업은 총 공사비 1조5139억원, 2698가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오는 3월12일 입찰이 마감된다.
이 사업장의 구역 면적은 11만 6682㎡에 달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35층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건립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전용면적 3.3㎡(평)당 공사비는 890만원 수준이다. 남은 강남권 재건축 사업 중 '최대어'로 평가된다.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하고, 대모산과 양재천 등이 주변에 있어 강남권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2파전이 예상됐으나, 삼성물산은 개포주공6·7단지 입찰 참여에 대해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잠실우성1·2·3차 수주에 더 주력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인 반면, 현대건설은 개포주공6·7단지 수주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100% 수주 의지를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현대건설은 칼을 갈고 있다. 지난달 한남4구역에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까지 나서며 힘을 줬지만, 삼성물산에 패배해 고배를 마신 이후 설욕전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개포주공6·7단지를 통해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크다.
이에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와 '디에이치' 브랜드를 통해 고급화된 설계와 독창적인 커뮤니티 시설을 강조하며 조합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약 6조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대규모 사업 수행 능력과 재무적 안정성을 입증한 점도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잠실우성1·2·3차, 삼성물산 vs GS건설 '리턴매치'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진=각 사)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사업은 총 공사비 1조6934억원, 2680가구 규모로 오는 3월4일 입찰이 마감된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첫 번째 입찰에서 GS건설이 단독 응찰해 유찰된 바 있다. 이번에는 삼성물산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잠실우성1·2·3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지역 버스 정류장 등에는 삼성물산이 '잠실 최초 래미안 단일 브랜드 탄생'이라고 광고 포스터를 붙이고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사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글로벌 프로젝트 경험을 앞세워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으려 한다. 최근 한남4구역에서 승리한 전략을 적용해 특화 설계와 금융 지원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GS건설은 '자이'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강남권 재건축 경험을 강조하며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조합 측은 더 많은 시공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조건을 완화하고, 3.3㎡당 공사비를 880만원에서 920만원으로 인상했다. 또한, 책임준공확약서 조건을 일부 완화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4월에는 조합 총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 강남권 재건축, 향후 판도 가를 '분수령'
개포주공6·7단지와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사업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재편되는 시점에서 이번 두 사업장의 수주전은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물산이 개포주공6·7단지에 불참하고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할 경우, 향후 압구정, 성수 등 대형 재건축 프로젝트에서 수주 전략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잠실우성1·2·3차의 수주 결과가 개포주공6·7단지 입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각 건설사의 브랜드 전략과 조합원 혜택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잠실우성1·2·3차의 입찰 마감일이 3월4일이고, 개포주공6·7단지는 3월1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