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가계대출 규제로 수요가 위축되고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지난해 실적 감소에 이어 올해 매출 목표까지 낮추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 변화와 위기 속에서 CEO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각 기업의 대응 전략과 업계의 향후 방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삼성물산 건설부문 오세철 대표이사 (사진=삼성물산)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건설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물산은 이를 기회로 삼아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국내 초대형 정비사업을 통한 시장 주도, 하이테크·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 스마트 건설·신재생에너지 사업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2025년, 삼성물산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준비를 마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4년 매출 18조6550억원, 영업이익 1조1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 3.2%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2025년 매출 목표는 15조9000억원으로 이례적으로 전년보다 낮게 잡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착공 물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이례적으로 전년보다 매출 목표를 낮게 잡았다"며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 중심 경영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주 목표는 총 18조600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매출 목표를 지난해 매출보다 낮게 잡으면서도 수주 목표는 높였다. 그만큼 건설업 위기 상황 속에서 오세철 대표의 강한 경영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 5년간 삼성물산 건설 이끈 오세철…해외 프로젝트 성공 신화

오 대표는 2025년에도 수익성과 지속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그는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글로벌 건설 시장에서 역량을 쌓았으며, 2021년부터 건설부문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그의 리더십은 보수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전략이 특징이다. 국내 정비사업에서는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강화를 중심으로 서울 핵심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인프라 사업에서는 글로벌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 대표는 2025년 사업 방향으로 ▲정비사업 확대 ▲신사업 성과 창출 ▲해외 인프라 투자 ▲친환경 에너지 사업 강화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삼성물산은 수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속 성장 가능한 건설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형 하이테크와 플랜트 프로젝트 준공 영향이 이어지고 신규 수주의 매출화 시점 차이로 한시적인 매출 감소가 이어졌다"면서도 "신규 사업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어 기존 수주 프로젝트들의 매출이 하반기 본격적으로 발생하면 실적도 점차 개선되고 내년에는 전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수주 목표는 총 18조6000억원 규모다. 구체적으로 ▲EPC 및 주택사업 8조3000억원 ▲하이테크 6조7000억원 ▲기술 특화사업 1조9000억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시정비 부문도 5조원 수주를 목표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 한남4구역 수주 등 국내 정비사업, 초대형 프로젝트로 시장 장악 나서

국내에서는 삼성물산은 서울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한남4구역, 압구정3구역, 여의도 재개발, 신반포 등 대형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며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용산구 보광동 일대 16만㎡를 재개발하는 한남4구역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브랜드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1조6000억원 규모로, 51개 동, 2331가구의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강남권에서도 적극적인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신반포 재건축을 비롯한 주요 사업장에서 '래미안' 브랜드 경쟁력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AI 기술을 활용한 'The Next Home'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형 주거 플랫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적보고서에서 공개한 삼성물산의 올해 수주 계획 (자료=삼성물산)


■ 공항·데이터센터·메트로 등 '기술특화 인프라' 해외 수주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 시장 확대 전략으로 공항, 데이터센터, 메트로 등 기술 특화 인프라와 신사업 수주 확대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기존 사업 부문에서는 수행 체계를 고도화하고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에서는 맞춤형 EPC 및 특화상품 기반의 사업을 확대하며, 글로벌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비경쟁 수의계약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이테크 사업에서는 투자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및 상품 다변화를 통해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호주 및 중동 지역에서 태양광+BESS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오만과 국내 원전 수소 생산 설비 국책 과제에도 참여해 수소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한, 루마니아 뉴스케일 SMR 프로젝트와 글로벌 SMR 사업 협업을 확대하며 차세대 원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공항·데이터센터·메트로 등 기술특화 인프라 해외 수주"

삼성물산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기술 특화상품 확대와 신사업 성과 창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지속성장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서는 맞춤형 제안사업을 통해 비경쟁 수의계약을 확대하고 있으며, 주택 부문에서는 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주거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공항, 데이터센터, 메트로 등의 인프라 건설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확장을 지속하며, 국내외에서 친환경 에너지 및 스마트 인프라 투자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도 공격적인 해외 수주와 국내 정비사업 확대를 병행하며 글로벌 건설업계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