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의 한남4구역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시공능력평가 1·2위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삼성물산이 승리했다. 지난 18일에 이뤄진 조합원 투표에서 65% 이상의 지지를 얻은 삼성물산은 파격적인 조건과 설계안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제쳤다. 이번 결과는 향후 압구정·여의도 등 대형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1.6조 사업비 한강변 입지 대규모 분양 '한남4구역'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지하 7층~지상 22층, 총 51개 동 2331가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강변 입지와 대규모 일반 분양 물량으로 인해 높은 사업성을 자랑한다. 이번 시공사 선정 투표에는 1026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삼성물산이 675표(65.8%)를 얻으며 현대건설(335표)을 앞섰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각각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계획을 내세웠다. 삼성물산은 조합원의 수익성 극대화와 첨단 설계를, 현대건설은 고급 커뮤니티와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두며 경쟁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삼성물산은 조합원 가구당 약 2억5000만원의 추가 이익과 함께 일반분양 면적 확대, 금융비용 절감 방안을 제시했다. 설계 측면에서는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하여 나선형 구조를 도입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선보였다. 이 설계는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고 테라스 정원, 트리플렉스 펜트하우스 등 차세대 평면을 반영해 조합원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층간소음 1등급 기술과 내진 특등급 구조 설계, AI 기반 주차 시스템, 얼굴 인식 출입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하며 입주민의 생활 편의와 안전성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를 약 1조4855억원으로 낮추고, 조합원 부담을 약 7200만원 줄이는 효율적인 비용 제안을 내놓았다. 또한, 세계적인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협업해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한 '더블 스카이 브릿지'와 스카이 인피니티 풀 등 프리미엄 커뮤니티 공간을 설계했다. 현대건설은 사계절 워터 테마 공간과 실내 스포츠 시설 등 독창적인 커뮤니티 시설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 삼성물산, 4년 뒤 분납금 등 파격 조건으로 표심 잡아 삼성물산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조합원들에게 제시한 파격적인 조건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물산은 조합원 분담금을 입주 후 4년 뒤에 납부할 수 있도록 한 금융 지원책을 내세웠다. 이는 조합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었던 결정타가 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삼성물산은 가구당 최소 2억5000만원, 총 2900억원의 추가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설계 차별화도 매력적인 포인트로 작용했다. 모든 조합원이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는 설계안을 제시하면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를 꾀했다. 게다가 정직원 중심 홍보도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물산은 외주용역에 의존하지 않고 정직원들이 직접 조합원을 설득하며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략들이 조합원들의 표심을 움직이며 현대건설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물산의 테라스 정원 하우스에서 바라본 한강 조망 예시도 (사진=삼성물산) 반면 현대건설은 '디에이치(The H) 타운'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조합원들에게 강남 유명 학원·병원 유치 등 다양한 제안을 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외주용역 방식을 활용한 조합원 설득이 신뢰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삼성물산의 파격적인 조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사업 제안이 조합원들에게 큰 매력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 압구정·여의도 등 대형 수주전의 전초전…'승자의 저주' 우려도 한남4구역은 단순한 재개발 사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번 수주전은 압구정3구역, 여의도 등 서울 주요 대형 정비사업의 전초전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이번 승리로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를 높이며, 향후 대형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특히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이라는 단지명을 통해 '래미안 타운'을 용산 일대에 조성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승자의 저주'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대규모 정비사업은 공사비 초과와 공사 기간 지연 등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분양가 상한제와 건축비 상승으로 인해 일반 분양 가격이 강북 최고 수준인 3.3㎡당 6000만~7000만원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대형 수주전에서 파격적인 조건과 차별화된 전략이 이번 승리의 핵심"이라며 "향후 다른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주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공사비와 분양가 등 실질적인 리스크관리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면서 "안정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장기적인 전략과 체계적인 관리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격 조건으로 '한남4구역' 수주 삼성물산…차기 수주전도 영향

1.6조 사업비 한강변 입지 대규모 분양 '한남4구역'
삼성물산, 4년 뒤 분납금 등 파격 조건 제시 먹혀
압구정·여의도 등 대형 수주전의 전초전…'승자의 저주' 우려도

손기호 기자 승인 2025.01.20 09:32 | 최종 수정 2025.01.20 09:38 의견 0
삼성물산의 한남4구역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시공능력평가 1·2위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은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삼성물산이 승리했다. 지난 18일에 이뤄진 조합원 투표에서 65% 이상의 지지를 얻은 삼성물산은 파격적인 조건과 설계안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제쳤다. 이번 결과는 향후 압구정·여의도 등 대형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1.6조 사업비 한강변 입지 대규모 분양 '한남4구역'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지하 7층~지상 22층, 총 51개 동 2331가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강변 입지와 대규모 일반 분양 물량으로 인해 높은 사업성을 자랑한다. 이번 시공사 선정 투표에는 1026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삼성물산이 675표(65.8%)를 얻으며 현대건설(335표)을 앞섰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각각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계획을 내세웠다. 삼성물산은 조합원의 수익성 극대화와 첨단 설계를, 현대건설은 고급 커뮤니티와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두며 경쟁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삼성물산은 조합원 가구당 약 2억5000만원의 추가 이익과 함께 일반분양 면적 확대, 금융비용 절감 방안을 제시했다. 설계 측면에서는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하여 나선형 구조를 도입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선보였다.

이 설계는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고 테라스 정원, 트리플렉스 펜트하우스 등 차세대 평면을 반영해 조합원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층간소음 1등급 기술과 내진 특등급 구조 설계, AI 기반 주차 시스템, 얼굴 인식 출입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하며 입주민의 생활 편의와 안전성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를 약 1조4855억원으로 낮추고, 조합원 부담을 약 7200만원 줄이는 효율적인 비용 제안을 내놓았다. 또한, 세계적인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협업해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한 '더블 스카이 브릿지'와 스카이 인피니티 풀 등 프리미엄 커뮤니티 공간을 설계했다. 현대건설은 사계절 워터 테마 공간과 실내 스포츠 시설 등 독창적인 커뮤니티 시설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 삼성물산, 4년 뒤 분납금 등 파격 조건으로 표심 잡아

삼성물산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조합원들에게 제시한 파격적인 조건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물산은 조합원 분담금을 입주 후 4년 뒤에 납부할 수 있도록 한 금융 지원책을 내세웠다. 이는 조합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었던 결정타가 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삼성물산은 가구당 최소 2억5000만원, 총 2900억원의 추가 이익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설계 차별화도 매력적인 포인트로 작용했다. 모든 조합원이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는 설계안을 제시하면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를 꾀했다. 게다가 정직원 중심 홍보도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물산은 외주용역에 의존하지 않고 정직원들이 직접 조합원을 설득하며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략들이 조합원들의 표심을 움직이며 현대건설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물산의 테라스 정원 하우스에서 바라본 한강 조망 예시도 (사진=삼성물산)

반면 현대건설은 '디에이치(The H) 타운'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조합원들에게 강남 유명 학원·병원 유치 등 다양한 제안을 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외주용역 방식을 활용한 조합원 설득이 신뢰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삼성물산의 파격적인 조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사업 제안이 조합원들에게 큰 매력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 압구정·여의도 등 대형 수주전의 전초전…'승자의 저주' 우려도

한남4구역은 단순한 재개발 사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번 수주전은 압구정3구역, 여의도 등 서울 주요 대형 정비사업의 전초전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이번 승리로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를 높이며, 향후 대형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특히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이라는 단지명을 통해 '래미안 타운'을 용산 일대에 조성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승자의 저주'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대규모 정비사업은 공사비 초과와 공사 기간 지연 등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분양가 상한제와 건축비 상승으로 인해 일반 분양 가격이 강북 최고 수준인 3.3㎡당 6000만~7000만원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대형 수주전에서 파격적인 조건과 차별화된 전략이 이번 승리의 핵심"이라며 "향후 다른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주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공사비와 분양가 등 실질적인 리스크관리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면서 "안정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장기적인 전략과 체계적인 관리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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