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최대 재건축 사업인 개포주공6·7단지를 두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업은 2698가구, 1조5000억원 규모이며, 오는 6월 압구정2구역 수주전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강남 재건축 시장의 판도를 가를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최근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로 인한 수천억원대의 비용 부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형 정비사업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개포주공6·7단지 조감도 (사진=서울시)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 건설사는 각각 ‘래미안’과 ‘디에이치(The H)’ 브랜드를 앞세워 기술력과 설계 차별화를 강조하며, 3월 12일 입찰 마감을 앞두고 총력전을 벌이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한남4구역에서 경쟁했던 두 건설사는 6월 압구정2구역 수주전에서도 맞붙을 가능성이 커 개포주공6·7단지 수주전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로 인한 비용 리스크(최대 2000억원) 속에서 대형 정비사업 수주가 절실하다. 반면,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수주를 바탕으로 강남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비업계는 이번 수주전의 승자가 강남권 주요 재건축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및 용적률 상향이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삼성물산, ‘래미안’ 브랜드와 시공력 앞세운 전략

삼성물산은 강남권 주요 재건축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프리미엄 브랜드 ‘래미안(Raemian)’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래미안은 국내 최고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프리미엄 주거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송파구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 수주전에 불참하며, 개포주공6·7단지 수주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삼성물산이 핵심 재건축 단지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며, 강남권 주요 재건축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물산의 한남4구역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특히,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현대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되며 정비업계의 신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개포주공6·7단지에서도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 안정적인 시공 능력을 내세워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강남권 핵심 재건축 사업인 개포주공6·7단지는 오랜 기간 정비사업을 이끌어온 삼성물산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적용할 최적의 사업지”라며 “래미안의 프리미엄 요소를 극대화해 입찰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대건설, 프리미엄 전략과 글로벌 설계 차별화로 승부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전에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앞세우며 강남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디에이치’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고급 주거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차별화된 설계를 적용해 왔다.

특히, 현대건설은 미국의 유명 건축설계 그룹 SMDP와 협업해 혁신적인 디자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개포주공6·7단지는 강남 재건축의 핵심 사업지로, 최상의 설계와 고급화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최근 한남3구역과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에서 강한 입지를 보이며, 대규모 재건축에서의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번 개포주공6·7단지에서도 최첨단 설비와 친환경 요소를 접목하여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도림리 인근 현대엔지니어랑과 호반산업 범양건영 컨소시엄이 시공하고 있는?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소방청)


■ 강남 재건축 판도 가를 승부처…“현대건설, 비용 리스크 속 수주 절실”

정비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트렌드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단지 개발을 넘어, 강남 고급 주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장기적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며 “브랜드 차별화와 고급화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이 개포주공6·7단지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iM증권 배세호 연구원은 “최근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로 인해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예상되는 추가 비용은 300~350억원 수준이지만, 최악의 경우 2000억원까지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형 정비사업 수주를 통한 재무적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최근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가 강남권 재건축 사업의 활발한 추진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 완화, 용적률 상향 조정 등의 정책 변화가 정비사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강남 재건축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 입찰 마감 임박… 개포주공6·7단지 승자가 압구정2구역 수주전까지 영향

오는 12일 개포주공6·7단지 시공사 입찰이 마감되면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후 조합은 평가를 거쳐 4월 중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며, 이후 시공 계약 체결과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오는 6월에는 압구정2구역 입찰 공고가 예정되어 있어,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비업계는 “이번 수주전 결과가 향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