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건설 현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소방청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힐스테이트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현재 사고 현장에는 경기남부청 소속 과학수사대가 출동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볼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현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불과 보름 전인 지난달 25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던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또다시 일어난 인명 피해다.

■ 반복되는 사고, 현대엔지니어링 책임론 커지나

지난달 고속도로 붕괴 사고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평택 건설 현장에서의 사고로 안전관리 부실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고속도로 붕괴 사고와 관련해 수사당국이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한국도로공사(발주처), 하도급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책임 규명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모회사인 현대건설은 강남권 대형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잇따른 사고로 인해 기업 신뢰도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번 사고로 인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비용 리스크를 안게 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형 정비사업 수주를 통한 재무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운데). (사진=연합)


■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취임 3개월 만에 위기 직면

지난달 고속도로 붕괴 사고 직후,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공식 사과하며 “유족 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불과 보름 만에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책임론이 커질 전망이다.

주 대표는 기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로 취임했으며, 취임 3개월 만에 연이은 안전사고로 인해 위기관리 시험대에 올랐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어 현대엔지니어링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연이은 사고에 대한 책임 수습과 향후 안전관리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