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가 25일 발생한 가운데 주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지분 38.62% 보유)에 대한 주가 급락 가능성은 일단 낮을 것이란 증권가 관측이 나왔다. 이번 사고로 작업자 10명이 매몰되고 사망자도 나왔음에도 회사측 추가 비용은 대략 300~35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전일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건설 주가는 장중 한 때 6% 넘게 급락하기도 했지만 전 거래일 대비 2.41% 하락한 3만4450원에 마감됐고, 26일 개장 현재 2%대 상승하며 전일 낙폭을 만회 중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발생한 세종-안성간 건설공사 현장에서 교량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전체 공사 길이는 4.1km로 교량 구간은 1.1km, 터널 구간은 3km 구간으로 사고가 난 부분은 청용천교(상하행 540m) 구간이다.

해당 현장의 발주처는 한국도로공사, 현장의 전체 계약금액은 2053억원,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50%), 호반산업(30%), 범양건영(20%)였으나, 범양건영의 컨소시엄 탈퇴로 현재 시공 지분은 현대엔지니어링 62.5%, 호반산업 37.5%다. 공사기간은 2019년 12월 ~ 2026년 12월로 현재 공정률은 56.6% 수준이다. 이날 사고로 건설 현장에서 다리의 상판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작업자 10명이 추락했으며, 4명이 숨지고 5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1명은 경상으로 분류됐다.

이번 붕괴사고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의 추가 비용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iM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300~350억원 수준의 비용을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 2000억원가량 비용을 반영할 수도 있지만, 공정의 분절성을 고려할 때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서울-안성간 건설공사 9공구는 전체 4.1km 규모로, 해당 사고 현장은 청용천교 구간 전체 540m(세종 275m, 포천 260m)다. 배세호 애널리스트는 "현실적으로 공정률 56.6%가 진행된 현재 전체 현장 4.1km(터널, 교량)의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을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청용천교 구간에 대해서만 전면 재시공을 결정할 경우 1) 현재 해당 구간에서 회계적으로 인식한 매출액 183억원, 매출총이익 13억원(GPM 7% 가정)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추가적으로 540m 구간에 대한 철거 및 전면 재시공에 관해 325억원에 대해 비용을 반영할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청용천교 구간에 대한 전면 재시공에 대해 약 300~350억원 수준의 비용을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일 전체 교량 부분(1.1km)에 대해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다면 추정 기인식 매출은 300억원 수준, 매출총이익 20억원 수준이다. 비용 측면에서 기인식 매출, 매출총이익 제거와 철거 및 재시공을 합해 650억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전체 공정에 대한 재시공으로 전체 구간 4.1km에 대한 매출 인식 제거 700억원(현대엔지니어링 지분율 62.5% 가정), 매출총이익 50억원 제거와 전면 재시공(현대엔지니어링 100% 부담)으로 약 2000억원의 비용을 가정할 수는 있지만, 4.1km 구간에 대해 공정의 분절성을 고려할 때 현실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배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그는 "다만 인명사고가 발생한 만큼 토목건축 부문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리스크는 남아 있다"며 "최근 인명사고가 발생한 대형 현장의 붕괴사고는 영업정지 행정처분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추가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붕괴된 부분에 대해서만 재시공이 필요하다면 회사측 부담 비용은 제한적"이라며 "재시공 범위가 확장되지 않는 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은상 애널리스트는 "타사의 지난 붕괴 사고의 사례를 미루어 볼 때 지자체나 국토부에서 영업정지 처분 부과도 있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취소 소송을 제기해 영업 활동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교량 붕괴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2022.2월 시행) 대상에 해당된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법인은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즉 재시공 비용 외에도 벌금, 손해배상 책임 등 추가 비용 부담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편 주요 토목 공사에서 최근 사고가 난 사례는 2020년 부전-마산 복선전철 제2공구 터널 붕괴사고다. 해당 구간은 SK에코플랜트가 시공을 맡았다. 약 400m(상하행 각각 200m) 길이의 터널이 붕괴됐다. 해당 사고로 2020년 개통 예정이었던 부전-마산 복선 전철은 2026년으로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 사고 조사, 사고 복구, 재시공까지 5년이 넘는 시간을 소요하고 있으며,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으나, SK에코플랜트는 이 과정에서 금융비용, 재시공 비용으로 수 천억원의 비용을 감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고의 인명피해는 없었고,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은 없었다.

또한 공동주택 사고로는 2022년 HDC현대산업개발의 학동, 화정 붕괴사고, 2023년 GS건설의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가 있었다. 2021년 HDC현대산업개발의 두 가지 사고 모두 인명피해를 불렀으며, 화정 사고의 경우 전체 847세대에 대해 재시공을 결정했으며, 전면 재시공 관련해 3700원의 비용을 반영한 바 있다. GS건설은 전체 1600여세대의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5500여억원의 비용을 반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