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자산운용이 본게임 출전을 선언했다. 연금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일 타깃데이트펀드(TDF), 그리고 자산운용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동시 공략하며 입지를 확대해간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 대비 늦은 출발인 만큼 상품 구조부터 보수 경쟁력까지 하나하나 더 공들였다.

(사진=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


■ 김태우 대표 취임 후 리빌딩...1년새 ETF 순자산 1조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5년 뉴시니어 TDFETF’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을 ‘1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한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는 “독립적인 경영 체제에서 최적의 인재와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적인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11월, 하나금융지주에 100% 편입된 하나자산운용은 김태우 대표 영입을 계기로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새출발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4월에는 ETF브랜드를 기존 ‘KTOP’에서 ‘1Q’로 리브랜딩하면서 하나금융지주의 브랜드 인지도를 십분활용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지난 1년간 ETF 시장에서 하나자산운용은 나름 유의미한 변화에 성공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하나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규모는 1조4449억원으로 전년동기(4242억원)보다 1조원 이상이 불어났다. 8위인 NH아문디자산운용은 동기간 되레 1000억원 가량이 감소해 1조72341억원을 기록 중이다. 다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선봉장이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1조원대 메가 ETF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규모의 경쟁, 범위의 경쟁, 혁신적인 상품으로 퇴직연금 사업자로서 핵심공급업자가 되겠다”며 “은퇴 이후 고정적 수입은 없지만 활동적인 뉴시니어들을 위한 TDF, ETF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1Q 미국S&P500ETF’...월 중간 분배로 틈새 공략

취임 이후 조직개편은 물론 성과 체계를 비롯한 각종 내부 규정과 지침까지 새롭게 마련한 김 대표는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김승현 ETF퀀트솔루션본부장 영입한 것 역시 ETF 시장 성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일환이다.

이날 김 본부장은 “연금 투자자들이 장기투자하는 ETF의 경우 운용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할 것”임을 약속했다.

먼저 오는 하나자산운용은 18일 ‘1Q 미국S&P500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미국 대표지수인 S&P500ETF는 경쟁사들 다수가 이미 선점 상태인 만큼 하나자산운용은 차별화된 분배일정, 낮은 액면가, 경쟁력 있는 총보수를 무기로 내세웠다. 이 ETF의 총보수는 0.0055%로 이중 운용보수는 0.001%, 사실상 제로다.

김 본부장은 “이번 ‘1Q미국S&P500’은 기존 S&P500ETF와 함께 활용할 경우 연간 분배 횟수를 기존 4회에서 8회로 늘릴 수 있어 현금 흐름을 더욱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금 투자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상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기존 ETF 시장에서 제공하지 못했던 차별화된 투자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