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스맥스.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가 세계 최초로 pH 변화에 반응해 모발을 강화하는 신규 소재 및 기술을 개발했다. 잦은 모발 시술로 증가하는 손상모 관리 수요에 대응해 혁신 기술로 글로벌 헤어케어 시장을 확대 공략할 방침이다. 코스맥스는 서울대학교-COSMAX TIC (Technology Incubation Center)를 통해 화학부 이연 교수 연구팀과 협업해 모발 복구 및 강화 소재인 코어링크-에스™(Corelink-S™, 이하 코어링크)를 개발하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화장품 시장에서는 손상된 모발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3분의 1은 헤어케어 제품 선택 시 손상된 모발 관리 기능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소재는 끊어진 밧줄을 이어 붙이듯 손상된 모발 시스틴 아미노산 결합을 다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발은 사슬 모양 단백질 성분인 케라틴으로 이루어져 있다. 펌, 염색 등으로 손상을 입은 모발 경우 탄력을 부여하는 시스틴 결합에 손상을 입고 음전하(-)를 띠는 특징이 있다.

코어링크는 모발 외부 음전하에 반응하지 않고 모발 내부에 깊숙하게 침투한 뒤 pH(산소이온농도) 변화에 반응한다. pH를 낮춰 약산성으로 바꿔주면 소재 전하 전환(charge conversion)을 통해 약한 음전하를 띠던 코어링크가 양전하로 전환되며 손상모 끊어진 부분을 연결해 건강한 모발과 유사한 구조로 회복시켜주는 원리다. 실험 결과 코어링크가 적용된 모발 평균 단위 면적당 인장강도(잡아당기는 힘에 견딜 수 있는 최대 응력)가 손상모 대비 120% 이상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코스맥스는 모발 내부까지 유효 소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자체 특허 기술 ‘바이캡처 엘릭서(Bicapture Elixir)’도 함께 개발했다. 기존 헤어 오일 제품들이 손상모 개선에 효과적인 친수계 성분을 충분히 함유하지 못해 흡수력이 부족한 단점을 보완한 기술이다. 신규 기술은 코어링크 등 유·수상 유효 성분을 모두 담을 수 있어 일시적인 큐티클 관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모발 인장 강도를 높이는 이중 효과를 제공한다.

코스맥스는 모발 강화 소재와 전달 기술 간 시너지 연구를 통해 화학적 처리로 손상 모발 강도를 개선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관점으로 연구를 확대해 유럽, 북미 등 상대적으로 가느다란 모발을 가진 글로벌 소비자 대상 연구도 추진 중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서울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 연구 성과를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며 “혁신 기술력과 글로벌 특화 연구로 80억 인구 피부만큼 다양한 모발 관리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코스맥스 TIC는 지난 2019년 첨단 융합 기술을 접목한 뷰티 및 헬스 솔루션 개발을 위해설립한 연구 센터다. 자연대와 공대는 물론 미대 등 서울대 대부분 단과대학과 협업 과제를 수행하는 초다학제적 연구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코스맥스와 서울대는 지난해 'SNU-COSMAX TIC 2단계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연구 고도화에 나섰다. 한국 고유 아름다움과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한 CT(Culture Technology) 융·복합 연구를 통해 K-웨이브를 선도할 혁신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