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2. (사진=한국닌텐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콘솔 기기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변화는 국내 게임사에는 되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PC 플랫폼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게임을 서비스하는 국내 업계에는 영향이 덜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콘솔 게임기에 최대 145%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현지 콘솔 가격이 평균 69%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 닌텐도 등 주요 콘솔 기업들은 가격 인상에 나선 상태다. MS의 엑스박스 시리즈X의 미국 소비자 가격은 기존 500달러에서 600달러로 올랐으며, 보급형인 시리즈S 역시 300달러에서 380달러로 올랐다. 소니 역시 지난달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콘솔 가격을 인상했으며, 닌텐도는 신규 기기 스위치2를 일본 현지 가격(4만9980엔, 약 50만원)보다 높은 449.99달러(약 63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CTA는 "현지 콘솔 가격이 상승하면 미국 내 판매량이 최대 73%까지 급감할 수 있다"며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인상이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플레이스테이션5(PS5) 등 주요 콘솔의 조립·생산은 대부분 중국 및 동남아시아서 진행된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관세에 대응해 104%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주요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니와 MS, 닌텐도 등은 생산 거점을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관세가 베트남산 제품에도 최대 46%까지 부과돼 결국 피해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같은 콘솔 시장의 위기는 오히려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형태가 없는 소프트웨어 게임 상품은 관세를 부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 산업 매출의 85%가 모바일과 PC에서 발생했으며, 콘솔 시장 비중은 5%에 그쳤다.
현재 넥슨,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PC 플랫폼 신작을 중심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넥슨은 최근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크래프톤은 서구권을 중심으로 신작 '인조이'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시프트업도 '스텔라 블레이드' 등 소프트웨어 게임을 서비스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콘솔 가격 급등으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모바일·PC 게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국내 게임사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이번 콘솔 위기를 성장 발판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