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그린비출판사)
[뷰어스=문다영 기자]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꼽히는 루쉰의 한국어 완역본 전집이 장장 11년 여의 번역 작업 끝에 완성됐다. 전집 20권으로 200자 원고지 5만2000매 분량에 이른다.
지난 11일, 그린비출판사는 이주노, 유세종, 홍석표 등 12명의 중국 연구자들이 참여해 2007년 4월에 시작된 ‘루쉰 전집’ 번역작업이 11년만인 지난달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번역은 중국 런민문학출판사에서 펴낸 루쉰 전집 1981년판과 2005년판 등을 저본으로 삼았다.
출판사와 루쉰 연구자들은 다양한 매체에 다양한 글을 쓰며 사람들과, 또 시대와 소통해 온 루쉰의 현대성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개인 미디어 시대에 더욱 빛난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아Q정전'이나 '광인일기' 등 소설가로도 알려진 루쉰은 일기, 편지, 감상, 생활글 등 방대한 양의 잡문을 남겼다. 글을 통해 그는 비루함과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 화난 마음, 슬픔을 감추지 않았다.
문필가이기 이전에 의학공부도 했던 루쉰은 쪼개고 나누고 해부하는 의학의 본질처럼 날카로운 정신을 사상과 글에 쪼개어 투영했다. 글에는 사회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해부한 단상이 실렸다.
‘희망이란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거였다’고 한 루쉰은 “땅 위엔 길이 없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보면 거기가 곧 길이 된다”고도 했다. 루쉰 스스로는 그 어떤 것에 대한 확신과 약속도 하지 않지만 식민지 중국과 혁명 등 역동적인 세계에서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과 대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집번역위원회 유세종 한신대 명예교수는 “많은 독자들이 자기만의 루쉰을 만들어 갈 일이 남아있다”며 “어둡고 질척이는 삶의 질곡 속에서도 유연하고도 즐겁게 싸울 수 있는 힘과 정신을 루쉰에게서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