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롱 리브 더 킹' 스틸
시작은 재기 발랄 했다. 그러나 후반부 식상한 전개는 초반의 흥미를 유지하지 못한다. ‘롱 리브 더 킹’은 장르는 물론, 어디서 본 듯한 내용이 결합된 그저 그런 오락물로 남게 됐다.
‘롱 리브 더 킹’은 사고 난 버스 안에서 다리 밑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버스 기사를 구한 일로 일약 영웅이 된 거대 조직 보스 장세출(김래원 분)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의 차기작으로 주목 받고 있는 ‘롱 리브 더 킹’을 SWOT 분석을 통해 짚어봤다.
■ Strength(강점)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번 영화는 새로운 설정을 통해 신선함을 자아낸다. 개과천선한 조직 보스가 국회의원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는 현실에서 보기 힘들지만, 이 독특함이 초반 관객들의 흥미를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영화의 유쾌한 톤과 입체적이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조화는 영화의 만화적 분위기를 강화시키고, 첫 번째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설정의 무리함을 자연스럽게 납득시킨다.
멜로부터 액션, 코미디까지 모든 장르가 뒤섞인 상황에서 과하지 않게 담백한 연기로 세출을 표현한 김래원의 연기력도 눈에 띈다.
■ Weakness(약점)
걸쭉한 사투리를 쓰는 조폭 장세출 캐릭터는 물론, 한 조직을 이끌었던 보스가 한 눈에 반한 여성 때문에 개과천선하는 과정 등 어디서 본 듯한 전개가 이어진다.
서사의 곁가지를 모두 떼고 장르적 쾌감을 통해 오락 영화의 재미를 살린 ‘범죄영화’의 장점을 기대한 이들이라면 실망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액션과 멜로, 코믹, 감동을 한 데 뒤섞어 전작과의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이는 촌스러운 느낌마저 남긴다. 장세출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위기에 빠진 강소현 때문에 흔들리는 모습 등 진부한 장면들이 흥미를 낮추는 것이다.
사진=영화 '롱 리브 더 킹' 스틸
■ Opportunity(기회)
‘범죄도시’ 이후 첫 작품을 선보이게 된 강윤성 감독에 대한 믿음이 이번 영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해바라기’ 이후 13년 만에 새로운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한 김래원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도 있다.
■ Threat(위협)
최근 조폭 영화로 큰 성공을 거둔 ‘악인전’과 비교하면 심심하고 밋밋한 느낌이 있다. 조폭 영화도 그렇다고 휴먼 영화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이 관객 선택에 혼선을 줄 수도 있다. ‘기생충’ ‘알라딘’ 등 대작들이 극장가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 역시 ‘롱 리브 더 킹’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