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콘텐츠 홍수의 시대다. 지상파·케이블·종편을 포함한 TV 프로그램은 물론, 웹드라마와 팟캐스트·유튜브 등 각종 플랫폼을 통해 온갖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다. “너무 많은 건 없는 것과 다름없다”는 옛말처럼 너무 많은 콘텐츠로 시청자들은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는다. 재밌는 건 보고 싶은데, 시간은 많지 않아 아무데나 허비하고 싶지 않은 시청자들을 위해, 뷰어스에서는 재미와 미덕이 있는 신선한 프로그램과 인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거의 없다 유튜브 채널 캡쳐
◇프로그램: 풀네임 – 세계 최초 망한 영화 리뷰 ‘영화 걸(乞)작선’
◇출연진: 거의 없다(본명 모름), 대학교 때 거의 없다가 교수에게 “제가 싸가지가 없는 편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그 교수가 “거의 없는 편이지”라고 해서 거의 없다가 됐다고 함 - 타인이 호칭할 때는 ‘없다님’이라고 불림
◇채널명 : 거의 없다
◇제작진 : 거의 없다
◇채널 구독자수 : 23만(8월 4일 기준)
◇최고 누적 조회수 : 179만(25회 ‘리얼’) - ‘레알 X나 망했어’,
*부연설명 : ‘리얼’이 179만뷰로 압도적 1위인 반면, 악녀가 66만뷰로 다소 큰 차이를 보이면서 2위를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이 63만뷰로 3위를 기록 중이다. 나머지 영상물은 대체로 15만에서 40만 뷰 사이에 있다.
◇특이사항: 개봉 중인 영화가 아닌 VOD 서비스로 나온 영화 위주로 리뷰한다. ‘겟 아웃’, ‘호텔 뭄바이’, ‘일라이의 책’,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등 아주 가끔씩 칭찬할 때도 있다. 대부분 영상물에 ‘쌍욕’이 들어간다.
■이건 뭐죠?
‘영화 걸작선’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다 온지 모르겠지만,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영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영화의 스토리 개연성과 영화적 연출 기법,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영화 내적의 서브텍스트 등을 읽어 내는 능력이 탁월한 거의 없다의 영화 리뷰 채널이다.
VOD로 공개된 영화를 네 번에서 다섯 번 이상 보며, 마치 개구리를 해부하는 실험을 하듯 모든 신을 해체시켜 깐(비판한)다. 빈 틈이 있는 경우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궁합’에서 비가 오지 않아 흉년이 났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후반부 심은경이 꽃에 물을 주는 장면이나 엄청난 물 속에서 목욕을 하는 장면을 꼬집는 것을 말한다. 그가 선택한 영화마다 이런 식으로 꼬집는 대목이 10개는 넘는다.
워낙 영화 공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논리가 정연해 국내 기라성 같은 감독들이 참고한다는 설이 있다.
사진제공='영화 걸작선' 영상물 캡쳐
■누가 나오죠?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때로 거의 없다가 혼자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누군가와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메인인 리뷰 영상에는 거의 없다의 목소리만 등장한다. 나머지는 해당 영화와 이 영화를 비판함에 있어 MSG가 될 수 있는 다른 영화만 등장한다.
■왜 주목해야 되죠?
‘방구석1열’의 초창기 스트리머였다. 거의 없다의 결과물은 타 스트리머와는 차원이 달랐다. 타 스트리머들이 영화를 소개하는데 그치는 반면 거의 없다는 영화의 주제의식의 흐름 속에서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매력을 딱딱 짚으면서 스토리를 전개했다. 도입부의 후킹(갈고리를 걸다라는 의미. 영화적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대목을 두고 사용한다)이 소위 섹시했다. 지금은 스트리머로서는 활동하지 않는다.
‘방구석1열’에서의 결과물은 ‘영화 걸작선’에서의 풍부한 리뷰가 바탕이 된다. 단순히 영화가 좋지 않다가 아니다. 코믹물, 가족물, 케이퍼 장르, 스릴러 등 해당 영화가 표방하는 장르로서 갖춰야할 미덕을 분명희 설명하고, 해당 영화의 어떤 점이 부족한지 명확히 설명한다. 잘못한 정도에 맞는 범주로 정확하게 비판한다. 10을 잘못하면 10의 표현을, 1을 잘못하면 1을 잘못만 짚는다. 억지나 과잉이 적은 편이다. 개중에 잘한 게 있으면 ‘이 부분은 좋았다’며 칭찬을 하기도 하는데, 다만 그가 선택하는 영화에 그런 장면이 많지는 않다.
가끔 칭찬하는 리뷰를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흥행 면에서는 비교적 떨어지거나 흥행 가능성이 높지 않은 영화들이다. 영화를, 영화 산업을, 그리고 좋은 영화를 만들려는 대부분의 영화인들에게 강한 애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 때문에 만들었냐면!
거의 없다: 영화 팟캐스트를 진행하다 2016년 3월에 유튜브 영화 리뷰를 제안 받고 시작하게 됐다. 당시 유튜브 영화 리뷰어들이 4~50명 밖에 안 됐는데, 마블이나 DC를 주제로 한 유튜버가 많았고 좋은 영화를 소개해주는 채널이 많았다. 굳이 같은 걸 하기 보다는 새로운 걸 하고 싶어서 소위 ‘졸작’을 택해 리뷰를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JK필름을 비롯해 일부 제작사 중에 영화의 상품성만 따져서, 어디서 될 법한 소재와 내용, 장면을 본 따 ‘양산형 영화’를 만드는 곳이 있다. 이런 작품들은 한국 영화산업에 해악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 문제의식을 갖고 내가 가진 지식과 정보 안에서 최대한 비평을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