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 스틸
‘밤의 문이 열린다’는 일상적인 소재를 독특한 연출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세밀한 감정 변화가 동력인 이번 영화에서 전소니, 한해인, 감소현 등의 신인 배우들의 신선함을 느끼는 재미도 있다.
■ Strength(강점)
일상적인 이야기를 독특한 장르 안에 녹여냈다는 점이 독특하다. 무기력한 청춘, 외로운 현대인이라는 소재는 독립 영화에서 자주 다루는 소재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일상적인 고민을 판타지 장르로 포장해 새로움을 자아낸다.
자신이 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는지, 어떻게 유령이 돼 떠돌고 있는지 스스로도 기억하지 못하는 혜정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정 또한 판타지 장르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혜정이 차분하게 관련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지켜보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정적이지만, 원인을 거꾸로 추적해나가며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이 흥미를 자아내는 것이다.
자신의 사고와 관련 있는 인물들과 조우하고, 숨겨졌던 진실들이 베일을 벗기까지. 외로운 줄만 알았던 혜정이 사실은 주변과 끈끈한 연을 맺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안타까운 감정도 함께 커진다.
흥미를 유지하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느껴지는 것은 인물의 진한 외로움이다. 기억을 잃었던 혜정이 자신도 몰랐던 감정들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보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그의 감정을 따라가게 되고, 그만큼 몰입도가 커지기 때문이다. 인물의 외로움을 직접 전달하기보다, 체감하게 만든 연출 방식은 후반에서야 드러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남긴다.
사진=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 스틸
■ Weakness(약점)
극적인 사건 위주의 전개가 아닌, 인물의 감정에 집중한 탓에 지루함이 있다. 인물의 외로움에 깊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든 연출력이 돋보이지만, 영화 초반 공감에 실패한 이들은 영화 내내 몰입하지 못 할 수 있다. 인물과 배경, 사건 등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감정 외에는 재미를 느낄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혜정의 미스터리한 정체가 주는 긴장감과 시간을 거꾸로 거스른다는 설정 또한 중반부 다소 복잡하게 그려져 한 번 놓치면 이야기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 영화의 내용 자체는 단순하지만 전개가 친절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 Opportunity(기회)
제22회 부천국제판파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입소문이 필수인 독립영화인 만큼, 호평 사례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독립영화계에서 인지도 높은 전소니에 대한 관심도 높다.
■ Threat(위협)
‘봉오동 전투’ ‘엑시트’ 등 대작은 물론, ‘암전’ ‘분노의 질주: 홉스&쇼’ 등 동시기 개봉작들도 쟁쟁하다. 또한 ‘우리집’ ‘변신’ ‘광대들: 풍문조작단’ 등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경쟁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