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애국마케팅으로 국내 배달앱 시장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한다는 소식을 전해 많은 소비자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기업을 독일에 뺏긴다는 우려가 생겨난 것이다. 다만 단순히 외국 자본에 국내 기업이 휩쓸려 가는 것이 아니라 국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좋은 기회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인수합병 문제를 감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왜 DH와 손을 잡으려 하는지, 인수 합병 후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배달의민족 라이더 사진(자료=우아한형제들)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미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외국 자본에 편입되려 하는 속사정에 대해 궁금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배민의 이번 인수합병을 두고 독일 기업의 국내 기업 ‘먹튀’라고 보는 시선이 많은 탓도 있다. 한국에서 시작해 성장한 스타트업이 외국 자본 밑으로 들어간다는 점 때문에 좋지 않은 시선이 몰린 것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생존과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다. 물론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우아한형제들의 배민 매각은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포석을 다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 대표가 전한 회사 매각 결심 배경을 이해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부분이다. 김 대표는 “배민이 한국에서만 사업을 잘 한다면 고립되는 길이고 인수합병은 생존과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합병 흐름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활발하다. 미국 음식배달업계 3위 우버는 2위인 그럽허브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2위와 3위가 합쳐 미국 내 급성장 중인 1위 업체 도어대시와 경쟁하겠다는 의미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푸드딜리버리 업체 간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며 거대 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 거대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배민은 1위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 1위 자리에 있긴 하지만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국내 거대 기업을 상대할 만큼 자본력이 뛰어나진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배민은 국내에서만 머물러 있기엔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배민은 이미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지화 되지 않은 고유 이름 그대로인 ‘BAEMIN’이 적힌 복장의 베트남 라이더들이 도시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에서는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로 진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금력에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딜레마에 빠진 배민이 DH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DH는 아시아와 중동 등에 푸드 딜리버리 사업을 확장하던 중 아시아 11개국에 진출해 사업체를 차린 상황이다. 이들은 문화, 민족성, 풍속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음식 시장 특성상 아시아에서 독일인이나 유럽인이 사업을 맡아 성공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아시아 11개국에서 사업을 통째로 맡아 성장시킬 적임자가 필요한 시기 배민을 택한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계에서 이례적으로 4조7500억원이라는 큰 매각가와 아시아 11개국에 바로 진출할 수 있는 입장권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런 속사정이 공개되고 난 후 부정적 여론이 조금씩 옅어지는 현상도 보인다. 외국계 자본이 국내 기업을 먹는다는 인식보다는 더 큰 시장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이다.

[배달시장 지각변동] ②DH에 매각, 배민 속뜻은?…먹튀 아닌 생존과 성장

배민이 DH와 손잡은 이유는?
국내 스타트업 사상 이례적 매각 금액 ‘4조7500억원’에 11개 아시아 국가 총괄 권한까지

이인애 기자 승인 2020.12.24 14:01 의견 0

배달의민족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애국마케팅으로 국내 배달앱 시장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한다는 소식을 전해 많은 소비자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기업을 독일에 뺏긴다는 우려가 생겨난 것이다. 다만 단순히 외국 자본에 국내 기업이 휩쓸려 가는 것이 아니라 국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좋은 기회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인수합병 문제를 감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왜 DH와 손을 잡으려 하는지, 인수 합병 후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배달의민족 라이더 사진(자료=우아한형제들)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미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외국 자본에 편입되려 하는 속사정에 대해 궁금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배민의 이번 인수합병을 두고 독일 기업의 국내 기업 ‘먹튀’라고 보는 시선이 많은 탓도 있다. 한국에서 시작해 성장한 스타트업이 외국 자본 밑으로 들어간다는 점 때문에 좋지 않은 시선이 몰린 것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생존과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다.

물론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우아한형제들의 배민 매각은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포석을 다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 대표가 전한 회사 매각 결심 배경을 이해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부분이다.

김 대표는 “배민이 한국에서만 사업을 잘 한다면 고립되는 길이고 인수합병은 생존과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합병 흐름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활발하다. 미국 음식배달업계 3위 우버는 2위인 그럽허브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2위와 3위가 합쳐 미국 내 급성장 중인 1위 업체 도어대시와 경쟁하겠다는 의미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푸드딜리버리 업체 간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며 거대 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 거대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배민은 1위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 1위 자리에 있긴 하지만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국내 거대 기업을 상대할 만큼 자본력이 뛰어나진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배민은 국내에서만 머물러 있기엔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배민은 이미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지화 되지 않은 고유 이름 그대로인 ‘BAEMIN’이 적힌 복장의 베트남 라이더들이 도시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에서는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로 진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금력에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딜레마에 빠진 배민이 DH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DH는 아시아와 중동 등에 푸드 딜리버리 사업을 확장하던 중 아시아 11개국에 진출해 사업체를 차린 상황이다. 이들은 문화, 민족성, 풍속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음식 시장 특성상 아시아에서 독일인이나 유럽인이 사업을 맡아 성공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아시아 11개국에서 사업을 통째로 맡아 성장시킬 적임자가 필요한 시기 배민을 택한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계에서 이례적으로 4조7500억원이라는 큰 매각가와 아시아 11개국에 바로 진출할 수 있는 입장권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이런 속사정이 공개되고 난 후 부정적 여론이 조금씩 옅어지는 현상도 보인다. 외국계 자본이 국내 기업을 먹는다는 인식보다는 더 큰 시장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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