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엔씨소프트)
연봉 800만원 인상이 게임업계의 표준(?)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800만원에 1200만원을 더해 2000만원을 인상하겠다는 게임사가 등장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로 인해 업계 대표 회사인 엔씨소프트는 난처해졌다.
크래프톤은 25일 인재 중심 체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직원들의 연봉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개발직군, 비개발직군의 연봉을 일괄 2000만원, 1500만원씩 인상한다는 것. 신입 대졸 초임의 연봉은 각각 6000만원, 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게임업계 최상위 수준의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크래프톤의 발표는 게임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넥슨을 시작으로 넷마블, 컴투스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연봉 800만원 인상하며 흐름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크래프톤이 '2000만원' 인상을 내놓으면서 암묵적으로 만들어진 '800만원' 룰이 깨진 것.
이에 '3N' 중 연봉 인상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엔씨소프트가 연봉을 일괄적으로 1000만원 인상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후 엔씨측이 부인하자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그렇지만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역시 대감집이다", "1000만원 인상이라니 말만 들어도 기분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봉 1000만원 인상은 기업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한 번 올라간 연봉은 실적이 떨어지더라도 낮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변동비'가 사실상 '고정비'가 돼버린다.
그렇다고 다른 게임사가 올리는 수준에 못미치는 인상안을 내놓을 수도 없다. 심각한 인재 이탈, 사기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직장인들은 익명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정보를 빠르게 교환하고 있어 게임사가 눈과 귀를 막을 수도 없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연매출은 2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엔씨소프트를 포함해 3N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엄청난 실적을 내고 있다. 연매출이 비슷한 엔씨소프트가 1000만원 연봉 인상안을 내놓는다면 이젠 비웃음 당할 상황이 돼버렸다.
엔씨는 3~4월에 연봉 인상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결정을 엔씨 임직원뿐만 아니라 게임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