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3N'으로 불리는 대형사 게임사 3곳(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곤혹을 치루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 때문이다. 이용자들의 트럭시위부터 시작해 정치권까지 게임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넥슨은 거센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주력 게임들의 확률을 모두 공개하기도 했다. 나머지 두개사는 숙고 중이다.
하지만 3사의 주가 흐름은 다른 양상이다.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넷마블은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 반면, 엔씨소프트는 곤두박질치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한때 100만원을 넘으면서 황제주에 등극했으나 최근 8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증권업계는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 이유로 몇가지를 꼽았다.
‘트릭스터M’ 출시 연기에 이어 최근 일본과 대만에 출시한 ‘리니지2M’이 예상보다 저조한 매출을 기록한 것. 여기에 ‘리니지M’ 롤백(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 피해 보상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고 ‘NO 엔씨’ 불매 운동까지 이어진 것.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 주가는 87만원대에서 형성중이다. 지난 29일 82만9000원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해 회복세이긴 하나 심리적 안정선인 90만원대는 여전히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용자 대부분이 낮은 확률을 인지하고 있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다.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돼 있는 넥슨 주가도 이달 7% 정도 상승했다.
하지만 엔씨는 확률 논란 외에도 큰 이슈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거센 파도를 막지 못했다.
엔씨의 주먹구구식 운영에서 시작된 이용자들의 반발은 불매 운동으로 번졌다. 지난 1월 ‘리니지M’에 문양 저장과 복구 기능을 업데이트 한 엔씨는 최상위 이용자들의 형평성 반발에 결국 롤백을 실시했다.
그런데 롤백 피해자들에게 환불이 아닌 게임 재화로 보상하는 등 기만적 행동이 이어졌고 이용자들은 분노를 터뜨렸다. 일부 이용자들은 더 이상 엔씨를 소비하지 않겠다며 불매 운동을 벌였다.
신작 출시 연기와 기대 이하의 해외 매출도 부정적인 투자심리에 반영됐다. 엔씨는 신작 ‘트릭스터M’을 지난 26일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불과 일주일을 앞두고 돌연 연기했다. 게임 완성도를 더욱 보완하겠다는 이유였다. 흥행 기대를 모았던 ‘트릭스터M’의 출시일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야심차게 내놓은 ‘리니지2M’도 맥을 못추고 있다. 엔씨는 지난 24일 일본과 대만에 ‘리니지2M’을 출시했으나 현재 일본에서 하루 매출은 2억원 정도로 기대 매출 10억원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3월 매출 순위도 5위권 내로 예상했으나 지난 28일 기준 36위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엔씨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120만원에서 110만원, 신한금융투자와 SK증권은 105만원으로 낮췄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주가 하단을 70만원으로 바라봤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리니지M의 매출 및 이용자 지표가 특별하게 변하는 것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다만 현재 20억원 초반인 리니지M의 일평균 매출액이 (불매운동 영향으로) 15억원 수준까지 하락할 경우 PER 20배 기준 주가 하단은 70만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도 “현재 리니지 불매 운동과 트럭 시위 등 일부 이용자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론 악화와 규제 우려까지 증가해 이용자 충성도와 단기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