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트윈타워 대우건설 사옥(사진=대우건설)
국내 건설업계 'BIG 3'가 2분기 예상 밖 부진을 겪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사업장 일회성 비용 발생 등 실적 악화 요소가 업계 전반에 반영된 결과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대우건설은 호실적을 이어가 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분기 매출 2조6590억원, 영업이익 1130억원의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23.6% 감소한 수치다. 해외 프로젝트 공기 지연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다소 부진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 '한파'는 현대건설도 피할 수 없었다. 시공능력평가 2위인 현대건설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3835억원, 영업이익이 14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8.4% 줄었다.
현대건설은 3년 전 완공한 싱가포르 마리나 사우스 현장에서 800억원의 본드콜 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3위에 올라선 GS건설은 2조2316억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2.39%가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253억원을 기록하면서 1년 전 같은 기간 보다 24.1% 줄었다.
GS건설의 이 같은 실적 위축 배경에도 일회성 비용이 있다. GS건설은 플랜트 사업 부문 인력 구조조정으로 1000억원 가량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현대건설과 같은 싱가포르 현장에 참여해 본드콜 비용이 매출액에서 차감됐고 영업이익 예상치를 밑돌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048억원으로 전년대비 28.8%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123억원으로 15.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787억원으로 22.1% 감소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은 말 그대로 일회성에 가깝다"며 "유가 상승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국내 주택사업 호조도 계속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실적들이 다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공사' 당시 현장 (사진=현대건설)
■일회성 비용 발생 불구 펄펄 난 대우건설
1분기에 이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대우건설도 일회성 비용을 피할 수는 없었다. 대우건설은 일부 해외 토목 공사 현장에 일회성 비용이 310억원 가량 발생했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2분기 매출 2조2074억원, 영업이익 193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6.8%가 늘어난 수치다.
그동안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고 고수익 위주의 해외 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잠비크 사업 부지 등 일부 현장에서 리스크가 있으나 조 단위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해외 사업 현장에선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이 다른 건설사처럼 발생했음에도 놀라운 실적을 냈다"며 "국내 주택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고수익 위주의 해외 사업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고 자평했다.
이 관계자는 "모잠비크 사업의 경우 치안 문제 등으로 진행이 원활하지 않다"면서도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사업의 경우 이미 공사 경험이 있는 곳을 통하면서 주요 해외 현장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