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차 캐스퍼)
현대자동차 캐스퍼가 출시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경차의 매력은 사라졌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비싼 가격이나 아쉬운 연비로 예쁘기만한 차에 그친다는 혹평이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캐스퍼 사전계약 대수는 최근 4만대 이상이다. 예약 첫날에만 1만9000여대에 달하는 계약이 이뤄졌다.
캐스퍼는 기본 모델과 액티브 모델(1.0 터보)로 구성됐다. 차로유지보조, 전방충돌방지보조,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등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대거 탑재됐다. 하지만 무단변속기(CVT)가 아닌 4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면서 '최신식 옵션에 구닥다리 변속기'라는 오명을 듣게 됐다.
연비를 높이려면 비용도 더 부담해야 한다. 캐스퍼의 판매가격은 기본 모델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이다. 터보를 추가할 경우 트림별로 스마트와 모던은 95만원, 인스퍼레이션 90만원이 각각 추가된다.
캐스퍼의 복합연비는 12.3~14.3km/ℓ로 중형 쏘나타랑 맞먹는 수준이다. 4단 자동변속기가 아닌 CVT를 장착했다면 연비가 훨씬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CVT는 자동변속기의 일종으로 1단, 2단 등의 단계가 있지 않고 연속적으로 기어비를 제어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어비를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바꿔줘 일반 변속기처럼 단계별 변속이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무단변속기라고도 불린다. 구조가 단순해 소형화하기 쉽고 가벼워 소형차의 연비를 높이는 데 주요하다.
앞서 기아차 레이 터보는 1.0L카파 T-GDI 엔진에 현대 파워텍 CVT를 적용해 꽤 괜찮은 구성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반면 캐스퍼의 경우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4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했다는 지적이다.
경차의 매력은 혜택과 유지비다. 캐스퍼를 괜찮게 타려면 가격이 2000만원대로 올라가 취등록세 혜택은 사라지고 4단 자동변속기 탓에 연비는 낮아져 유지비는 올라간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광주일자리와 인터넷판매로 원가를 줄이지 않았다면 도대체 얼마나 비싸게 내놓을 생각이었을까 하는 의구심까지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요즘 듀얼클러치변속기(DCT)도 있고 CVT도 있고 8단자동이 나오는 시대에 퇴보하는 것 아니냐” “신형 CVT가 나오면 좋을 텐데 아쉽다” “키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라 레이만큼 힘 달리고 기름은 처묵처묵 하겠다” “캐스퍼 살 바에야 레이 산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가성비 좋은 경차를 찾는다면 차라리 레이가 더 낫다”며 “굳이 이 가격에 캐스퍼보다는 더 안전하고 승차감이 좋은 준중형 차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