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안젤리쿠시스 그룹에 인도한 110번째 선박인 17만4000㎥급 LNG선 존 안젤리쿠시스호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오랜 관계를 맺으며 위기 때마다 선박을 발주해 백기사 역할을 했던 그리스 최대 해운선사 안젤리쿠시스 그룹에 LNG운반선을 인도한다. 이번이 110번째다.
대우조선해양은 31일 이번에 인도하는 선박 이름은 ‘존 안젤리쿠시스’호라고 밝혔다. 이는 안젤리쿠시스 그룹 2대 회장을 추모하고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그의 이름을 반영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선박의 이름만큼 주목되는 것은 인도된 LNG선은 양사가 가진 110번째 선박이기에 오랜 신뢰 관계를 유지했던 두 회사 간에도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 안젤리쿠시스호는 그리스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Maran Gas Maritime)사와 지난 2019년 계약한 174,000㎥급 LNG운반선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자랑하는 천연가스 추진엔진(ME-GI)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Full Re-liquefaction System)가 탑재돼 기존 LNG운반선 대비 연료 효율은 30%가량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30% 이상 낮췄다.
고인이 된 존 알젤리쿠시스 전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로부터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 1998년 IMF 당시 대우그룹 해체로 인한 워크아웃 시기를 비롯해 2008년 리먼브라더스 금융위기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선박을 구매했다. 또 전 세계적인 수주절벽 상황으로 2015년부터 이어진 유동성 위기 때에도 안젤리쿠시스는 대우조선해양에 선박 건조를 의뢰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안젤리쿠시스 그룹과 대우조선의 인연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 존 안젤리쿠시스 전 회장은 1973년 부친이 창립한 안젤리쿠시스 그룹 선박 사업에 합류해 회사 경영을 이끌며 지난 1994년 대우조선해양에 9만8000톤급 원유운반선 첫 선박을 발주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첫 LNG선 시장에 뛰어들었고 현재 30척이 넘는 LNG선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116척의 선박을 발주했으며, 금액으로는 약 130억 달러(한화 약14조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28년 동안 이어온 두터운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안젤리쿠시스 그룹 3세대 회장으로 취임한 마리아 안젤리쿠시스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건조를 마친 존 안젤리쿠시스는 4월 1일 옥포만에서 인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