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진=한화 건설부문)
한화 건설부문이 서울 정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 관련 수주 물량을 확보한데 이어 다수의 재건축 현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는 틈새 시장을 파고든 효율적인 확장 전략을 택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 건설부문이 영등포 남성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의 입찰 지침서를 수령했다.
남성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영등포구 문래동2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8층, 공동주택 488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한화 건설부문 외에 남성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관심을 보인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중흥토건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한화 건설부문은 공덕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조합 측은 이르면 오는 10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한화 건설부문과의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370-9번지에 위치한 공덕현대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2층~지상 20층, 공동주택 232가구 등으로 탈바꿈한다.
한화 건설부문이 공략에 나선 두 사업지는 모두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었던 현장이다.
영등포 남성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지난해 11월부터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섰으나 지속적인 유찰을 겪었다. 5번의 유찰 끝에 공사비를 1차 입찰 3.3㎡ 525만원에서 4번째 입찰에서는 720만원까지 올렸다. 삼성물산은 그 이상의 공사비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한화 건설부문과 중흥토건의 경쟁이 예상된다.
공덕현대아파트는 지난 3월 첫 현장설명회 이후 그 다음달에 마감된 1차 입찰은 무응찰로 마무리 됐다. 2차 입찰에서도 한신공영의 단독 입찰로 마무리 되자 조합 측은 다수의 건설사에 수의계약 입찰 참여의향서 제출을 요청했다. 그 결과 한화건설부문과 DL건설, 두산건설이 응답했고 한화 건설부문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한화 건설부문의 이 같은 서울 정비사업 틈새 시장 공략은 주택사업 확장 발판이 될 전망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포레나' 브랜드 설립 이후 꾸준히 공을 들였던 서울 도시정비사업 공략과 함께 원자잿값 인상에 따른 공사비 갈등도 최소화 할 수 있는 사업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한화 건설부문은 정비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리모델링 조직을 출범하고 곧바로 서울 강서구 염창 무학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단독으로 확보했다. 이어 올해는 서울 서초구 반포 푸르지오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따내는 등 서울에서의 정비사업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지는 정비현장에서 흔히 불거지는 공사비 인상에 따른 갈등 가능성도 비교적 낮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조합 측에서 선제적으로 공사비 인상 필요성을 느끼고 입찰 과정에서 반영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유찰이 잦았던 사업지는 건설사들이 수익률이 낮다는 판단으로 들어가지 않았던 곳인데 공사비를 조합 측에서 먼저 인상하는 제안을 하면서 입찰 참여를 독려한 만큼 시공사 입장에서는 공사비 관련 부담을 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관심을 가지고 있던 서울 주요 입지 사업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선별적인 수주 전략을 통해 사업성이 우수한 지역 시공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