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열린 '지스타 2022'에서는 넥슨과 넷마블, 위메이드 등 국내 최대 게임사가 자리한 제1전시관보다도 제2전시관이 붐비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바로 서브컬처 게임 중 최고의 화제성을 갖춘 '원신'과 '붕괴' 시리즈의 호요버스 부스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특히 호요버스 부스는 바로 옆에 최대 기대작으로 불리는 네오위즈 'P의 거짓' 부스 인기에도 뒤지지 않았다.
'승리의 여신 니케' 대표이미지. (자료=레벨인피니트)
마이너 장르로 분류됐던 서브컬처 게임이 양지를 넘어 국내 최대 게임쇼 간판까지 꿰찼다.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력을 입증하면서 서브컬처 매니아층의 구매력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말그대로 게임업계는 서브컬처 전성시대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16일 개최하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에서는 서브컬처 게임을 주제로 하는 행사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이 처음으로 열린다.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은 기존 지스타의 'G-페스티벌'을 확장한 형태다.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 3층 그랜드볼룸에서 매일 관련 특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굿즈 전시판매 등에 나선다. 올해 지스타의 슬로건인 ‘Expand Your Horizon’(당신의 지평선을 넓혀라)에 맞춘 대대적인 기획 행사로 해석된다.
지스타에서 서브컬처 게임 관련 행사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향후로도 서브컬처 팬들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을 계속해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행사로 만들 것"이라며 "올해 좋은 레퍼런스를 쌓아서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스타에서 서브컬처 이용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게임산업 전반에서 서브컬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브컬처 장르 매니아들의 높은 구매력에 주목한 국내 게임사 다수가 글로벌 시장 공략 첨병으로 서브컬처 게임을 내놓고 있다.
브라운더스트2 대표 이미지. (자료=네오위즈)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6월 22일 출시한 네오위즈 '브라운더스트2'는 출시 이후 약 두 달 간 양대 마켓 매출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이 중 일본 시장에서만 매출 비중이 28.4%를 넘어섰고 ▲대만(14.3%) ▲홍콩(13.6%) ▲미국(9.7%) 등을 차지했다. 국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3.4% 수준이다.
특히나 서브컬처는 IP(지적재산권)를 통한 팬덤 확보도 용이해 후속작을 비롯해 콘텐츠 영역 확장 등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센서타워 측은 "'브라운더스트2'의 전체 다운로드 수의 70% 가까이가 오가닉 소스에서 비롯된 만큼 전작 '브라운더스트' 팬층이 초기 다운로드 견인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프트업이 개발하고 레벨인피니트가 서비스하는 '승리의 여신: 니케'도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출시 후 10개월 가량 지났으나 주요 업데이트 때마다 일본과 대만, 북미 등에서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도 앞다퉈 서브컬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웹젠은 서브컬처 신작 '라그나돌'의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정식 출시 이전부터 '코믹월드 2023' 등에 참가하면서 매니아 층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연내로는 일본 개발사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반다이 남코의 신규 IP를 바탕으로 한 PC 액션 온라인게임 ‘블루프로토콜’의 국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게임산업에서 서브컬처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게임사들도 이에 맞춰 내부 신규 IP 개발은 물론 외부 IP를 활용한 서브컬처 게임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