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 니케' 대표이미지. (자료=시프트업)
국내 게임시장에서 변방로 꼽혔던 서브컬처가 중심으로 성큼 들어왔다. 더이상 일부 마니아만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한 장르로 자리를 잡고, 게임업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MMORPG와 유일하게 규모 면에서 경쟁이 되는 것은 물론 IP 파워에서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이 지난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미소녀 슈팅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를 선보인 후 2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직전 3년 간 이어오던 적자 고리를 끊은 것이다. 매출은 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0% 급증했다. 특히 '니케'는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으로 역수출돼 출시 이후 반년이 넘게 지난 시점에서도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시프트업의 상장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IPO(기업공개) 시장이 빙하기임에도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국내 서브컬처 게임의 달라진 위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게임사 임원은 "서브컬처 게임이 많이 성장한 게 피부로 느껴진다"며 "서브컬처 게임으로 대박을 친 시프트업이 상장에까지 성공한다면 크래프톤 이후 얼어붙은 게임업계 IPO 도전에도 활기를 넣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 게임사도 실적 반등 카드로 '서브컬처'를 내세우고 있다.
넥슨도 서브컬처를 통한 역수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넥슨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2021년 일본 시장 첫 출시 이후 누적 매출 3억달러를 넘어섰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월 4일부터 2023년 5월 20일까지 '블루 아카이브' 전체 누적 매출에서 일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74.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국이 뒤를 이어 12.1%를 차지했다.
센서타워 측은 "블루 아카이브의 일본 매출액만 두고 보면 같은 기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3위에 오른 '리니지W'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를 국내 서비스하면서 서브컬처 파워를 직접 확인했다.
'우마무스메' 국내 출시 이후 게임 내 주요 서포트 카드 '키타산 블랙' 업데이트 당일에는 일 매출이 150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국내 서브컬처 신작 '에버소울' 서비스를 맡으며서 서브컬처 퍼블리싱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에버소울을 연내 일본 시장에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처의 장점은 매출도 매출이지만 IP 파워에 있다고 본다"며 "팬들의 충성도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른 콘텐츠로 뻗어나갈 수 있는 요소가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