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 18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경영진 사법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비욘드 코리아'를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으나 추진력이 약화되는 모양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 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에게 오는 2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특사경은 김범수 의장이 지난 2월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 매수 무산을 위해 에스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세조종 행위를 지시 혹은 보고받았는지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검찰과 특사경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특사경은 지난달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 배재현 대표 등을 조사한 뒤 배 대표와 카카오 투자 전략실장과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카카오는 경영진 공백과 김 전 의장으로까지 사법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계획하고 있던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수립한 '비욘드 코리아' 전략 핵심인 에스엠 역량 활용도 당장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에스엠 지분을 39.87% 확보하고 있다. '우물 안 기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에스엠 인수에 적극적인 투자전에 나섰으나 이 과정에서 시세 조종 혐의로 경영진 공백이 발생하는 등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기다.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으나 투자 부문을 총괄하는 배 대표의 구속으로 관련 의사결정에도 속도를 내기 힘들게 됐다. 카카오는 올해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인공지능(AI) 사업 투자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별 영업이익이 꾸준히 역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 1분기와 2분기는 각각 감소률이 55.2%, 33.65%를 나타냈다.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체질 개선을 위한 자회사 대규모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20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이에 따른 카카오 공동체 노조의 반발도 경영진이 풀어가야할 숙제다. 카카오는 실적 부진 돌파구 마련과 함께 조직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나 사법 리스크 확대로 컨트롤 타워가 제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위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되고 있다"며 "사법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람 잘 날 없는 카카오, 사법 리스크 확대에 ‘비욘드 코리아’ 제동

SM엔터 인수 사활 걸었는데…시세조종 행위 의혹에 경영진 구속 등 '승자의 저주'
경영진 공백으로 AI 사업 확대 및 신사업 투자 차질 우려
수익성 개선 위한 체질 개선 나섰지만 내부 조직 안정화도 쉽지 않아

정지수 기자 승인 2023.10.20 10:05 의견 0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 18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경영진 사법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비욘드 코리아'를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으나 추진력이 약화되는 모양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 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에게 오는 2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특사경은 김범수 의장이 지난 2월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 매수 무산을 위해 에스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세조종 행위를 지시 혹은 보고받았는지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검찰과 특사경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특사경은 지난달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 배재현 대표 등을 조사한 뒤 배 대표와 카카오 투자 전략실장과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카카오는 경영진 공백과 김 전 의장으로까지 사법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계획하고 있던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수립한 '비욘드 코리아' 전략 핵심인 에스엠 역량 활용도 당장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에스엠 지분을 39.87% 확보하고 있다. '우물 안 기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에스엠 인수에 적극적인 투자전에 나섰으나 이 과정에서 시세 조종 혐의로 경영진 공백이 발생하는 등 '승자의 저주'에 빠질 위기다.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으나 투자 부문을 총괄하는 배 대표의 구속으로 관련 의사결정에도 속도를 내기 힘들게 됐다.

카카오는 올해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인공지능(AI) 사업 투자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별 영업이익이 꾸준히 역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 1분기와 2분기는 각각 감소률이 55.2%, 33.65%를 나타냈다.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체질 개선을 위한 자회사 대규모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20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이에 따른 카카오 공동체 노조의 반발도 경영진이 풀어가야할 숙제다.

카카오는 실적 부진 돌파구 마련과 함께 조직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나 사법 리스크 확대로 컨트롤 타워가 제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위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되고 있다"며 "사법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