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컨소시업의 HMM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 하림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팬오션 주가가 대규모 유상증가 우려에 당분간 부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시장 예상보단 적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이투자증권은 20일 스팟 코멘트를 담은 보고서를 통해 "하림그룹의 HMM 인수로 팬오션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가능성이 높아지며 주가가 전일 10.1% 급락하며 마감했다"며 "단기적으로 팬오션 주가는 부정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아직 거래 구조가 정확하게 알려진 건 아니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팬오션은 최대 3조원 가량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세호 애널리스트는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율이 54.72%임을 감안, 최대 3조원 가량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 하림지주가 납부해야하는 금액은 1.64조원에 이른다"며 "별도 기준 하림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662 억원임을 감안하면 하림지주 역시 대규모 차입금, 보유 부동산 매각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수금융으로 2조원 수준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 애널리스트는 "대주단에게 3.2조원 수준의 LOC를 발급받은 상황이고, 팬오션 현금성자산 9000억원(기타금융자산 포함), 팬오션 선박 유동화 1조원, JKL 파트너스 5000~7500억원, 영구채 발행 5000억원 등 자금조달 계획이 있다"며 "실제 팬오션의 유상증자 금액은 3조원을 하회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앞선 18일 하림그룹 컨소시엄은 HMM 지분 매각 우섭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 측은 인수 주체를 팬오션으로 해 HMM 지분 57.9%를 6.4조원 수준에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 컨소시엄은 연내 SPA(주식매매계약)을 체결, 기업결함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예멘 후티 반군에 의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단기적으로 컨테이너 운임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배 애널리스트는 "세계 1, 2위 점유율의 컨테이너 선사가 수에즈 운하 통행을 임시 중단한만큼 컨테이너, 벌크, 탱커 등 타 해운사 역시 우회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HMM도 HMM 더블린호(24,000TEU)를 기존 수에즈 운하 노선에서 남아공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하게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21년 3월 23~29일 6일간 EVERGREEN사의 EVER GIVEN(20,124TEU)가 좌초돼 수에즈 운하 통행을 제한했을 때, 이후 한달간 상하이-유럽 노선 운임은 16% 상승한 바 있다. 통행이 재개된 이 후에도 수에즈 운하에 선박 통행량이 크게 몰렸고, 다른 항로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한동안 운임 강세가 이어진 바 있다. 특히 수에즈 통행 제한의 사유가 인명 사고의 위험인만큼 수에즈 운하의 정상 가동은 예맨 반군의 공격이 완전히 사라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배 애널리스트는 "아직은 고금리, 중국의 제한된 소비 여력 등으로 인해 중장기 컨테이너 운임은 약세가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30%가 넘는 파나마 운하가 가뭄에 따른 수위 하락으로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에즈 운하 통행 제한까지 겹치며 단기적으로는 급등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