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보인 가운데 전기차 수요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역시 큰 폭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이투자증권은 29일 LG엔솔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5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때 80만원대를 육박하던 목표가는 일년도 안돼 50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6일 종가는 38만1000원이었다.
LG엔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8조원(-6% YoY, -3% QoQ), 영업이익 3382억원(+42% YoY, -54% QoQ)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실적. AMPC 규모는 전분기 대비 약 16% 증가한 2501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881억원(-63% YoY, -83% QoQ), 영업이익률은 1.1% 수준이었다.
이 같은 실적부진에 대해 정원석 애널리스트는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으며, 전기차 재고가 쌓여가는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전기차향 중대형 배터리 매출액은 출하 부진과 원재료 가격 추이 반영에 따른 판가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약 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소형 배터리 매출액 역시 주력 고객사 테슬라의 판매 부진과 LFP 채택 비중 확대로 전분기 대비 31%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앞으로의 실적은 어떨까.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급격한 실적악화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예상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오토론 금리와 내연기관 대비 비싼 전기차 가격 등의 영향으로 약세로 돌아선 전기차 수요가 빠른 시일 내 회복되긴 어렵다"며 "특히 높아진 전기차 재고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적어도 1개 분기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중국 업체들과의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큰 부담이다.
다만 이 같은 실적 악화로 주가가 단기 저점을 형성,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은 유효하다고 봤다. 정 애널리스트는 "1분기 큰 폭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겠지만 주가는 단기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