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3년 11월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1심 선고가 오는 5일 이뤄진다. 삼성은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오는 5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이 회장이 지난 2015년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춰 제일모직에 합병하도록 했다며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사업상 필요에 따른 경영 판단이라는 입장을 법원에서 펼쳤다. 두 회사의 합병 목적이 부정하지 않고 주주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당시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책무 기회를 달라”고 하소했다. 그는 “이 사건과 관련 저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라며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재계는 이번 1심 선고에서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족쇄가 풀릴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재판부가 이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무죄나 검찰이 구형한 형량보다 낮은 형을 결정받아 집행유예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 선고에만 가능하다. 이 회장은 이번 선고 공판이 있기까지 3년5개월간 106차례의 재판을 받아야 했다. 그간 이 회장은 대통령 해외 순방 등 주요 해외 일정 참여로 어ᄍᅠᆯ 수 없이 재판에 참석하지 못한 경우 빼고는 95차례나 법원에 직접 출석했다. 재판으로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36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또한 이 회장은 인수합병(M&A)과 사업 협력 등을 위해 해외를 나가야 하지만 재판 일정에 맞춰야 해서 출국이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로 삼성의 시계가 멈췄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9조원에 인수한 경우 외에는 지금까지 대형 M&A는 없었다. 삼성 반도체 실적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중대한 임무가 있다. 지난해 반도체 시황 악화로 반도체 부문만 1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시황이 살아나는 모습이지만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1분기 녹록치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삼성은 애플에 1위 자리를 뺏겼다. 이 회장이 이번 1심 선고에서 무죄나 집행유예를 받으면 이전보다 삼성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러한 경영 악화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삼성에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나서야 하는 상황. 이를 통해 대규모 투자나 M&A, AI 반도체나 전기차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과 같은 같은 신사업 발굴이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죄 선고를 받더라도 검찰이 항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글로벌 블록화 심화, 전쟁,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책무기회 달라" 이재용 회장, 5일 '부당합병' 1심 선고…사법리스크 벗을까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2.04 16:17 | 최종 수정 2024.02.04 16:18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3년 11월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관련 1심 선고가 오는 5일 이뤄진다. 삼성은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오는 5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이 회장이 지난 2015년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춰 제일모직에 합병하도록 했다며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사업상 필요에 따른 경영 판단이라는 입장을 법원에서 펼쳤다. 두 회사의 합병 목적이 부정하지 않고 주주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당시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책무 기회를 달라”고 하소했다. 그는 “이 사건과 관련 저 개인의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다”라며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재계는 이번 1심 선고에서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족쇄가 풀릴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재판부가 이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무죄나 검찰이 구형한 형량보다 낮은 형을 결정받아 집행유예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다. 형법상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 선고에만 가능하다.

이 회장은 이번 선고 공판이 있기까지 3년5개월간 106차례의 재판을 받아야 했다. 그간 이 회장은 대통령 해외 순방 등 주요 해외 일정 참여로 어ᄍᅠᆯ 수 없이 재판에 참석하지 못한 경우 빼고는 95차례나 법원에 직접 출석했다. 재판으로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36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또한 이 회장은 인수합병(M&A)과 사업 협력 등을 위해 해외를 나가야 하지만 재판 일정에 맞춰야 해서 출국이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로 삼성의 시계가 멈췄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9조원에 인수한 경우 외에는 지금까지 대형 M&A는 없었다.

삼성 반도체 실적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중대한 임무가 있다. 지난해 반도체 시황 악화로 반도체 부문만 1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시황이 살아나는 모습이지만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1분기 녹록치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삼성은 애플에 1위 자리를 뺏겼다.

이 회장이 이번 1심 선고에서 무죄나 집행유예를 받으면 이전보다 삼성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러한 경영 악화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삼성에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나서야 하는 상황. 이를 통해 대규모 투자나 M&A, AI 반도체나 전기차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과 같은 같은 신사업 발굴이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죄 선고를 받더라도 검찰이 항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글로벌 블록화 심화, 전쟁,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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