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호주 오스탈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주로 가 오스탈 주요 주주들과 회동해 지원을 요청한 것.
26일 호주파이낸셜리뷰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달 초 호주로 직접 날아가 오스탈 지분 19.61%를 보유한 타타랑벤처와 만났다. 이어 중순에는 코피아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펀드매니저 체스터자산운용, OC펀드매니지먼트 등 오스탈의 주요주주들을 연달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건조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한화오션)
이 자리에서 한화는 인수 후 호주의 사업권 유지와 추가 투자 계획 등을 설명했다. 사업권 박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주요 주주들은 인수 후보군 중 유일하게 조선 사업을 하고 있는 한화에 기대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와 결합하면 방산과 민수용 선박 분야에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같은 한화의 주주들 설득 작업이 오스탈 창업자이자 이사회를 주도하는 로스웰 일가의 입장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존 로스웰 비상임위원장은 지분 9.0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로스웰 일가는 지난달 한화의 인수 제안을 받은 후 호주나 미국 등 해외 규제 당국의 승인할 가능성이 낮다며 실사를 거절한 바 있다.
오스탈은 미 해군에 선박을 설계·건조해 납품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에는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새 주인을 맞으려면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국방방첩안보국 등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로스웰 일가는 이를 회의적으로 본 것이다.
반면 한화는 승인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 인수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호주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만큼 승인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국과 호주 정부의 관계도 우호적이다. 또한 호주 기업이 해외 매각 시 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최근 3년간의 사례를 살펴보면 4000여 건 중 미승인된 경우는 0.2% 수준이다.
한화는 오스탈을 품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한다는 포부다. 특수선 사업부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미국 등지의 군함·함수정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스탈은 1988년 설립된 호주의 방산·상업용 선박 건조 기업이다. 호주에 본사를 두고 미국 앨라배마주 등에도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한화로부터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9150억원)의 인수를 제안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