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자료=연합뉴스)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면전에 나섰다. 올 1분기(1~3월) 기준 합계출산율이 0.76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찍는 등 초유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주거 관련 결혼·출산 지원책을 확대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우선, 신혼부부 출산 가구에 대한 주택공급을 늘림과 동시에 신생아특례대출 소득 요건을 사실상 폐지하고 우대금리 적용에 나서는 등 주택자금 지원에도 나선다. 청약과 대출, 세금 등에서의 지원을 강화하고 구체화하는 만큼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9일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와 저출생수석실을 신설해 '일과 가정의 양립', '양육'과 더불어 '주거'를 3대 핵심 분야로 꼽았다.
(자료=국토교통부)
■ 출산·신혼 가구 대상 주택 늘리고 청약 기회 확대…저리대출 '사각지대'도 제거
주거 지원을 위해 우선 출산·신혼 가구에 공급하는 주택을 늘린다. 출산가구에게 공급하는 주택은 당초 연간 7만호에서 12만호 이상으로 확대한다. 올해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공급하는 신규택지 물량 2만가구 중 신규택지 발굴을 통해 신혼·출산·다자녀가구에 최대 1만4000호를 배정할 예정이다.
민간분양에서도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비중을 높인다. 현행 18%(연간 3만6000호)에서 23%(연간 4만6000호)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출산 가구에 대한 대출 요건도 낮춘다. 내년 이후 출산 가구에 대해서는 신생아특례대출 소득요건을 2억5000만원으로 조정한다. 신생아특례대출 기간 중 출산하면 우대금리 적용 규모도 0.2%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확대 적용한다.
이와 함께 청약 요건도 완화한다. 신규 출산가구는 특별공급 기회가 추가로 1회 늘어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시 청약 신청자 본인의 결혼 전 청약 당첨 이력을 배제하면서다.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는 자녀를 출산하면 해당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소득·자산 무관하게 재계약을 허용한다. 희망 시에는 넓은 면적으로의 이주도 지원한다.
결혼 특별세액공제도 도입한다. 혼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2주택을 보유하게 되면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에서 1주택자 간주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까지 늘린다. 양도소득세는 12억까지 비과세로 하며 종부세는 기본공제 12억원 및 고령‧장기보유자 세액공제 최대 80%까 적용한다.
(자료=국토교통부)
■ 저출산 지원 주거 정책 구체화 긍정적…부동산 시장 흐름 모니터링 필요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출산가구에 대한 주거 부담을 낮추는 정책을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시장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신혼부부 및 출산 가구는 이번 정책을 통해 세대의 자가이전 부담도 낮아지고 아파트 청약 당첨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존 재고 주택 구입에서도 신생아특례구입·전세자금 대출은 소득요건을 완화해 사실상 대부분의 신생아 출산자가 저리대출을 효과를 누리게될 전망"이라면서 "미분양이 밀집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지방보다는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은 수도권 거주자의 내 집 마련 의지가 높아질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은 특별공급 규제 완화 체감 등 출산자에 대한 공급 효과를 늘리기 위해선 현재 저조한 분양 진도율의 개선이 필요해 보이며 분양상품별로 특별·우선공급 비중이 상이하고 복잡한 만큼 관련 제도를 수요자가 이해하기 쉽게 홍보·계도할 필요도 있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 소득 요건이 향후 3년간 완화될 예정이라 해당 기간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우려 지역은 전세가격과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으므로 이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정부 대책은 기존에 발표된 정책 내용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라면서 "인구감소로 인한 사회문제가 가시화된 시점에서 국가정책 자체가 출산인구 증가에 중점을 두는 만큼 주택분야를 포함해 그에 적합한 세부 방침을 제시하고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