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HD현대중공업의 조감도(왼쪽)와 한화오션의 KDDX 모형도(오른쪽) (사진=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우리 해군의 6000톤(t)급 구축함 6척 전력화. 총 사업비 7조8000억원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지연되면서 해군 전력 증강에 차질을 빚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고발로 진행된 경찰 수사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방위사업청은 하반기 예정된 KDDX 사업자 선정 시기를 미룬다는 입장이다. ■ 방사청, 7월 상세설계초도함 제작 선정 연기…“경찰 수사 결론 나야” 13일 방산업계와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7월로 예정된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제작 발주를 연기하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력 입찰 후보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어 방사청은 경찰 수사 결과 발표 후로 미뤘다. 최근 전 방사청장도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왕정홍 전 방사청장을 소환해 직권남용 혐의와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KDDX 사업은 6000톤급 신형 구축함 6척을 오는 2030년까지 우리 해군에 실전 배치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0년 당시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개념 설계 사업자였던 한화오션을 제치고 0.056점 차이로 기본 설계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입찰 공고 8개월 전인 2019년 9월 당시 방사청이 보안 사고 관련 감정 규정을 변경하면서 적발 이력이 있던 현대중공업이 적은 점수 차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 특히 KDDX는 차세대 구축함이라는 말처럼 국가 주요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는 소나와 레이더 등 각종 무장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되며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다. 방사청은 지난 2012년 개념설계 사업자로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을 선정했다. 이어 2020년 기본설계 업체엔 HD현대중공업을 선정했다. 지난 7월에는 상세설계와 초도함 제작사를 선정해야 했지만,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 경찰 고발로 지연되고 있다. 경찰은 왕 전 방사청장이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될 당시 유리하도록 규정을 변경해줬는지 의혹을 수사 중이다. 또한 한화오션이 지난 3월에 고발로, 2012~2015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행위에 임원도 개입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이에 HD현대중공업 직원은 한화오션 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 경찰 수사, 14개월 만에 왕 전 청장 소환 ‘늑장’…해군전력증강·방산수출 등 지연 문제는 경찰 수사가 지연될 경우 KDDX 사업이 늦어져 해군 전력 증강과 향후 방산 분야 수출까지 모두 지연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이번 수사는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에서 맡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후 14개월 만인 지난달 말에나 왕 전 청장을 처음 소환조사했다. 해군 전력 증강 일정을 맞추려면 올해 가을 안에는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사업자가 선정돼야 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초도함 이후 진행되는 후속함 사업도 있다. 이에 따라 해군 전력화가 늦어질 수 있다. 방산업계는 KDDX 사업 이후 이를 바탕으로 한 수출도 노려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일정들이 모두 미뤄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을 위해 하청사와 가계약 등 사업 준비에 수백억원을 들이기 때문에 지연기간 동안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를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자동으로 선정되는 수의계약으로 하느냐, 경쟁입찰로 하느냐 공방도 지속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관련 그간 관례대로 수의계약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은 자사 군사기밀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유출한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에 경쟁입찰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DDX 사업 늦어져…경찰 수사 지연에 해군력 증강 지연 우려

방사청, 7월 상세설계·초도함 제작 선정 연기…"경찰 수사 결론 나야”
경찰 수사, 14개월 만에 왕 전 청장 소환 '늑장'…해군전력증강·방산수출 등 지연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8.13 15:06 의견 0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HD현대중공업의 조감도(왼쪽)와 한화오션의 KDDX 모형도(오른쪽) (사진=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우리 해군의 6000톤(t)급 구축함 6척 전력화. 총 사업비 7조8000억원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지연되면서 해군 전력 증강에 차질을 빚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고발로 진행된 경찰 수사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방위사업청은 하반기 예정된 KDDX 사업자 선정 시기를 미룬다는 입장이다.

■ 방사청, 7월 상세설계초도함 제작 선정 연기…“경찰 수사 결론 나야”

13일 방산업계와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7월로 예정된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제작 발주를 연기하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력 입찰 후보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어 방사청은 경찰 수사 결과 발표 후로 미뤘다.

최근 전 방사청장도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왕정홍 전 방사청장을 소환해 직권남용 혐의와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KDDX 사업은 6000톤급 신형 구축함 6척을 오는 2030년까지 우리 해군에 실전 배치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0년 당시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개념 설계 사업자였던 한화오션을 제치고 0.056점 차이로 기본 설계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입찰 공고 8개월 전인 2019년 9월 당시 방사청이 보안 사고 관련 감정 규정을 변경하면서 적발 이력이 있던 현대중공업이 적은 점수 차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

특히 KDDX는 차세대 구축함이라는 말처럼 국가 주요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는 소나와 레이더 등 각종 무장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되며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사업이다.

방사청은 지난 2012년 개념설계 사업자로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을 선정했다. 이어 2020년 기본설계 업체엔 HD현대중공업을 선정했다. 지난 7월에는 상세설계와 초도함 제작사를 선정해야 했지만,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간 경찰 고발로 지연되고 있다.

경찰은 왕 전 방사청장이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될 당시 유리하도록 규정을 변경해줬는지 의혹을 수사 중이다. 또한 한화오션이 지난 3월에 고발로, 2012~2015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행위에 임원도 개입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이에 HD현대중공업 직원은 한화오션 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 경찰 수사, 14개월 만에 왕 전 청장 소환 ‘늑장’…해군전력증강·방산수출 등 지연

문제는 경찰 수사가 지연될 경우 KDDX 사업이 늦어져 해군 전력 증강과 향후 방산 분야 수출까지 모두 지연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이번 수사는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에서 맡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후 14개월 만인 지난달 말에나 왕 전 청장을 처음 소환조사했다.

해군 전력 증강 일정을 맞추려면 올해 가을 안에는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사업자가 선정돼야 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초도함 이후 진행되는 후속함 사업도 있다. 이에 따라 해군 전력화가 늦어질 수 있다. 방산업계는 KDDX 사업 이후 이를 바탕으로 한 수출도 노려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일정들이 모두 미뤄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을 위해 하청사와 가계약 등 사업 준비에 수백억원을 들이기 때문에 지연기간 동안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를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자동으로 선정되는 수의계약으로 하느냐, 경쟁입찰로 하느냐 공방도 지속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관련 그간 관례대로 수의계약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은 자사 군사기밀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유출한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에 경쟁입찰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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