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CEO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컴퍼니’를 만들기 위해 그룹 경영진과 머리를 맞댄다. SK그룹은 이번주 이천포럼을 열고 그룹의 AI 생태계 구축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에 돌입한다. 그간 계열사별로 펼쳐왔던 AI 전략을 그룹 전사로 확대해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 이천포럼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 총출동…“AI 빼곤 할 얘기 없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서울 워커힐호텔 등에서 이천포럼을 열고 이처럼 그룹의 미래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최 회장을 비롯해 그룹 경영진이 총출동한다. 이천포럼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와 오는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그룹의 3대회의로 꼽힌다. 이는 지난 2017년 최 회장이 경영환경을 진단하고 통찰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작된 회의다. 특히 올해는 ‘AI 컴퍼니’에 방점이 찍혀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출장 길에 올라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과 인텔 CEO 등을 만나 협력을 논의하며 AI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최 회장은 “미국에선 AI 빼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역량을 활용해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SK 경영진은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통해 HBM 등 AI 반도체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분야, 개인형 AI 비서 서비스 등의 생태계를 구축해 ‘AI 컴퍼니’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 SKT 추진했던 ‘AI 컴퍼니’…계열사 한계 넘어 전사로 확대 그간 각 계열사별로 AI 관련 변화를 나름대로 펼쳐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SK텔레콤(SKT)은 유영상 사장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AI 컴퍼니’를 내세우며 ‘AI 피라미드’ 전략을 펼쳐왔다. 밑단에서는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부터 맨 상단에는 에이닷과 같은 AI 비서 개인화 서비스까지 AI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다만 유 사장은 에이닷 출시 당시 “오픈AI와 같은 기업을 따라가려 했지만 엄청난 자본이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잘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집중하겠다”고 했다. 거대 글로벌 AI 기업을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SK그룹 전체로 ‘AI 컴퍼니’를 확대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픈AI와 같은 AI 기업과 협업 관계를 갖는 등 생태계 속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오픈AI CEO와 이번에 만남을 갖고 협업을 논의했다. SK텔레콤 유영상 CEO가 'AI 컴퍼니'를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 등 사업 전략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이번 이천포럼에서도 유 사장이 AI 토론의 중심에 섰다. 유 사장은 포럼 첫날인 이날 ‘현대 AI의 아버지’라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박사와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 등과 ‘다가오는 AGI(일반인공지능) 시대’에 대해 토론을 갖는다. 또 이천포럼 기간에는 잭 카스 전 오픈AI 임원을 비롯해 짐 하게만 스나베 지멘스 이사회 의장과 윤풍영 SK C&C CEO 등이 AI 관련 논의에 나선다. ■ AI 반도체 HBM부터 잡는다…최 회장 “차세대 모델 치열하게 고민해야” 최 회장은 그룹의 ‘AI 컴퍼니’ 추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SK하이닉스다. AI 반도체로 불리는 HBM의 세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차세대 제품을 조기에 만들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달 5일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찾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HBM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지금은 HBM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내년에 6세대 HBM(HBM4)이 상용화되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차세대 수익 모델에 대해 지금부터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끝)이 지난 1월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구개발(R&D)센터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사장(가운데)으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또한 “AI의 거센 흐름 속에서 SK의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면 지속적인 R&D와 효과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상용화를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3분기 양산하고 4분기부터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6세대 HBM(HBM4)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 그룹 리밸런싱…SK이노·E&S, 석유사업 벗어나 AI 인프라 분야로 AI 컴퍼니를 위한 생태계 구축 중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도 포함된다. AI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 분야에 그룹사들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7일에는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이 SK이노베이션과 합병 효과로 AI 산업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으로 에너지 부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의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을 펼쳤던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친환경 에너지와 배터리 등을 통한 AI 분야 진출로 변화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그는 “LNG 발전과 재생에너지, 수소, 배터리, 소형모듈원전(SMR) 등에서 에너지 공급 솔루션을 차별화하고, AI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체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기술과 액침냉각 기술을 결합해 맞춤형 대응을 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반도체부터 챗봇까지…최태원 회장, 'AI 컴퍼니' 만든다

이천포럼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 총출동…"AI 빼곤 할 얘기 없어"
SKT 추진했던 'AI 컴퍼니'…계열사 한계 넘어 전사로 확대
AI 반도체 HBM부터 당부…최 회장 "안주 말고 차세대 모델 치열하게 고민"
그룹 리밸런싱…SK이노·E&S, 석유사업 벗어나 AI 인프라 분야로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8.19 11:29 의견 0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CEO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컴퍼니’를 만들기 위해 그룹 경영진과 머리를 맞댄다. SK그룹은 이번주 이천포럼을 열고 그룹의 AI 생태계 구축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에 돌입한다. 그간 계열사별로 펼쳐왔던 AI 전략을 그룹 전사로 확대해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 이천포럼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 총출동…“AI 빼곤 할 얘기 없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서울 워커힐호텔 등에서 이천포럼을 열고 이처럼 그룹의 미래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최 회장을 비롯해 그룹 경영진이 총출동한다.

이천포럼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와 오는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그룹의 3대회의로 꼽힌다. 이는 지난 2017년 최 회장이 경영환경을 진단하고 통찰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작된 회의다.

특히 올해는 ‘AI 컴퍼니’에 방점이 찍혀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출장 길에 올라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과 인텔 CEO 등을 만나 협력을 논의하며 AI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최 회장은 “미국에선 AI 빼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역량을 활용해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SK 경영진은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통해 HBM 등 AI 반도체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분야, 개인형 AI 비서 서비스 등의 생태계를 구축해 ‘AI 컴퍼니’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 SKT 추진했던 ‘AI 컴퍼니’…계열사 한계 넘어 전사로 확대

그간 각 계열사별로 AI 관련 변화를 나름대로 펼쳐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SK텔레콤(SKT)은 유영상 사장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AI 컴퍼니’를 내세우며 ‘AI 피라미드’ 전략을 펼쳐왔다. 밑단에서는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부터 맨 상단에는 에이닷과 같은 AI 비서 개인화 서비스까지 AI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다만 유 사장은 에이닷 출시 당시 “오픈AI와 같은 기업을 따라가려 했지만 엄청난 자본이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잘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집중하겠다”고 했다. 거대 글로벌 AI 기업을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SK그룹 전체로 ‘AI 컴퍼니’를 확대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픈AI와 같은 AI 기업과 협업 관계를 갖는 등 생태계 속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오픈AI CEO와 이번에 만남을 갖고 협업을 논의했다.

SK텔레콤 유영상 CEO가 'AI 컴퍼니'를 위한 'AI 피라미드 전략' 등 사업 전략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이번 이천포럼에서도 유 사장이 AI 토론의 중심에 섰다. 유 사장은 포럼 첫날인 이날 ‘현대 AI의 아버지’라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박사와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 등과 ‘다가오는 AGI(일반인공지능) 시대’에 대해 토론을 갖는다. 또 이천포럼 기간에는 잭 카스 전 오픈AI 임원을 비롯해 짐 하게만 스나베 지멘스 이사회 의장과 윤풍영 SK C&C CEO 등이 AI 관련 논의에 나선다.

■ AI 반도체 HBM부터 잡는다…최 회장 “차세대 모델 치열하게 고민해야”

최 회장은 그룹의 ‘AI 컴퍼니’ 추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SK하이닉스다. AI 반도체로 불리는 HBM의 세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차세대 제품을 조기에 만들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달 5일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찾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HBM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지금은 HBM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내년에 6세대 HBM(HBM4)이 상용화되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차세대 수익 모델에 대해 지금부터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끝)이 지난 1월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구개발(R&D)센터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사장(가운데)으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웨이퍼와 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또한 “AI의 거센 흐름 속에서 SK의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면 지속적인 R&D와 효과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상용화를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3분기 양산하고 4분기부터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6세대 HBM(HBM4)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 그룹 리밸런싱…SK이노·E&S, 석유사업 벗어나 AI 인프라 분야로

AI 컴퍼니를 위한 생태계 구축 중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도 포함된다. AI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 분야에 그룹사들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7일에는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이 SK이노베이션과 합병 효과로 AI 산업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으로 에너지 부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의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을 펼쳤던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친환경 에너지와 배터리 등을 통한 AI 분야 진출로 변화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그는 “LNG 발전과 재생에너지, 수소, 배터리, 소형모듈원전(SMR) 등에서 에너지 공급 솔루션을 차별화하고, AI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체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기술과 액침냉각 기술을 결합해 맞춤형 대응을 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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