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올해 1월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사이트(Xite) 트랜스포메이션'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해 초에는 ‘오션(해양) 트랜스포메이션’을, 올해는 ‘사이트(육상)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룹의 실적을 이끄는 것이 조선·해양과 전력기기·건설기계 분야에서 주축을 이뤘다. 정유시황 하락으로 HD현대오일뱅크 수익성이 감소한 가운데, 조선과 전력기기 등의 업황 호조로 관련 자회사들이 그룹의 실적을 떠받쳤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정기선 부회장 외친 ‘해양·육상’, 실적 견인…정유, 업황 악화로 수익성↓ 22일 HD현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연결기준 매출 17조5549억 원, 영업이익 879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4조693억원, 영업이익은 1조6735억원이다. 영업이익 실적을 이끈 것은 정 부회장이 지난해와 올해 초 강조한 해양과 육상 키워드의 사업이다. 조선과 마린솔루션, 전력기기와 사이트솔루션(건설기계)이 양대축으로 실적을 이끌었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정유는 업황 악화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수익성 주축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다. 조선·해양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올 2분기 매출액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1.3%, 428.7%씩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은 선별 수주로 수익성 개선과 생산 안정화를 통해 비용 절감이 이뤄지면서 지난해보다 400% 이상 늘었고,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HD현대마린솔루션은 매출 4379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 29.6% 늘어난 수치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 애프터마켓 사업 호조에 디지털솔루션 사업이 확대된 덕분이라고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 암모니아 운반선(VLAC)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반면 조선과 함께 매출 규모에서 양대축을 이루던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올 2분기 매출 7조8440억원과 영업이익 73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12.5%, 103.3% 늘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다보면, 정유부문은 96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부문 흑자를 내며 오일뱅크의 영업이익 감소를 방어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 ‘현대엑스티어 EVF’를 내놓고 진출했다. 또한 건설기계 부문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북미 시장 진출과 윤활유 ‘엑스티어’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조휘준 HD현대오일뱅크 윤활유사업본부장은 “엑스티어가 진입장벽이 높은 북미 시장에 공급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 전력기기, 북미시장 확대로 양대축 부상…건설기계, 사우디 진출로 기대감 조선과 함께 새로운 수익성 양대축으로 떠오른 분야는 전력기기와 건설기계 부문인 사이트솔루션이다. 정유 업황을 방어한 윤활기유도 사이트솔루션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함께 업혀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인프라 수요가 늘면서 매출 9169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42.7%, 영업이익은 257.1% 증가한 실적이다. 이 회사는 국내외 젼력기기 수요 증가에 힘입어 국내외 변압기 생산공장을 잇달아 증축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북미생산법인에서 변압기 전문 보관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곳은 1만2690제곱미터(㎡) 규모로, 총 60대의 변압기 완제품을 보관할 수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배전기기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충청북도 및 청주시와 중저압차단기 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공장이 설립되면 2030년까지 중저압차단기 생산량이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 증축에 이어 울산 공장까지 공사가 마무리되면 연간 2200억원의 규모의 매출 증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전력변압기 시장도 성장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전력수요가 2021년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연간 3.4%증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건설기계 부문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건설 업황이 좋지 않지만, 사우디아라비다 건설 현장에 대규모 수주를 하며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올 2분기 매출은 2조131억원, 영업이익 1694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각각 16.4%, 37.5% 줄었지만,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HD현대오일뱅크보다 높은 영업이익 실적을 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가 포함돼 있다. 특히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사우디 시장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건설장비를 공급하며 판매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우디 SAPAC사, 네스마 앤 파트너스 컨트랙팅사에 굴착기와 휠로더 등 총 1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말까지 공급에 들어간다. 이 장비들은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에 오는 2027년까지 외곽순환도로 조성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주한 대형휠로더(DL420A-7M) (사진=HD현대인프라코어)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간 수주목표 158억 달러 중 90% 이상을 달성했다”며 “고수익성 위주의 수주 선별을 이어가고, 나아가 선가 상승과 공정 안정화로 이익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진행되며, 2분기 영업이익률 22.9%를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그 외 지역에서도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기선 부회장 강조한 '해양·육상 쌍끌이'…HD현대, 하반기도 기대

정 부회장, 작년·올해 '오션·사이트' 전환 강조…그룹 실적 이끌어
정유 부문 업황 악화로 양대축 제외…대신 전력기기가 떠올라
"조선, 고수익 선종 수주…전력인프라, 미국 이어 유럽 확장 기대"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8.22 13:43 의견 0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올해 1월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사이트(Xite) 트랜스포메이션'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해 초에는 ‘오션(해양) 트랜스포메이션’을, 올해는 ‘사이트(육상)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룹의 실적을 이끄는 것이 조선·해양과 전력기기·건설기계 분야에서 주축을 이뤘다.

정유시황 하락으로 HD현대오일뱅크 수익성이 감소한 가운데, 조선과 전력기기 등의 업황 호조로 관련 자회사들이 그룹의 실적을 떠받쳤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정기선 부회장 외친 ‘해양·육상’, 실적 견인…정유, 업황 악화로 수익성↓

22일 HD현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연결기준 매출 17조5549억 원, 영업이익 879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4조693억원, 영업이익은 1조6735억원이다.

영업이익 실적을 이끈 것은 정 부회장이 지난해와 올해 초 강조한 해양과 육상 키워드의 사업이다. 조선과 마린솔루션, 전력기기와 사이트솔루션(건설기계)이 양대축으로 실적을 이끌었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정유는 업황 악화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수익성 주축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다.

조선·해양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올 2분기 매출액 6조6155억원, 영업이익 37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1.3%, 428.7%씩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은 선별 수주로 수익성 개선과 생산 안정화를 통해 비용 절감이 이뤄지면서 지난해보다 400% 이상 늘었고,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HD현대마린솔루션은 매출 4379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 29.6% 늘어난 수치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 애프터마켓 사업 호조에 디지털솔루션 사업이 확대된 덕분이라고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 암모니아 운반선(VLAC)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반면 조선과 함께 매출 규모에서 양대축을 이루던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올 2분기 매출 7조8440억원과 영업이익 73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12.5%, 103.3% 늘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다보면, 정유부문은 96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부문 흑자를 내며 오일뱅크의 영업이익 감소를 방어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지난해 말부터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 ‘현대엑스티어 EVF’를 내놓고 진출했다. 또한 건설기계 부문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북미 시장 진출과 윤활유 ‘엑스티어’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조휘준 HD현대오일뱅크 윤활유사업본부장은 “엑스티어가 진입장벽이 높은 북미 시장에 공급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 전력기기, 북미시장 확대로 양대축 부상…건설기계, 사우디 진출로 기대감

조선과 함께 새로운 수익성 양대축으로 떠오른 분야는 전력기기와 건설기계 부문인 사이트솔루션이다. 정유 업황을 방어한 윤활기유도 사이트솔루션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함께 업혀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인프라 수요가 늘면서 매출 9169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42.7%, 영업이익은 257.1% 증가한 실적이다.

이 회사는 국내외 젼력기기 수요 증가에 힘입어 국내외 변압기 생산공장을 잇달아 증축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북미생산법인에서 변압기 전문 보관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곳은 1만2690제곱미터(㎡) 규모로, 총 60대의 변압기 완제품을 보관할 수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배전기기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충청북도 및 청주시와 중저압차단기 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공장이 설립되면 2030년까지 중저압차단기 생산량이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 증축에 이어 울산 공장까지 공사가 마무리되면 연간 2200억원의 규모의 매출 증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전력변압기 시장도 성장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전력수요가 2021년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연간 3.4%증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 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건설기계 부문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건설 업황이 좋지 않지만, 사우디아라비다 건설 현장에 대규모 수주를 하며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올 2분기 매출은 2조131억원, 영업이익 1694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각각 16.4%, 37.5% 줄었지만,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HD현대오일뱅크보다 높은 영업이익 실적을 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가 포함돼 있다.

특히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사우디 시장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건설장비를 공급하며 판매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우디 SAPAC사, 네스마 앤 파트너스 컨트랙팅사에 굴착기와 휠로더 등 총 1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말까지 공급에 들어간다. 이 장비들은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에 오는 2027년까지 외곽순환도로 조성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주한 대형휠로더(DL420A-7M) (사진=HD현대인프라코어)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간 수주목표 158억 달러 중 90% 이상을 달성했다”며 “고수익성 위주의 수주 선별을 이어가고, 나아가 선가 상승과 공정 안정화로 이익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진행되며, 2분기 영업이익률 22.9%를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그 외 지역에서도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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