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면서도 빠르다. 치열한 여의도 증권가에서 기업금융(IB) 공격수로 수십년 잔뼈가 굵은 프로지만 최고경영자(CEO) 데뷔전에 대한 안팎의 의심과 견제는 예외가 없다. 더구나 전임인 정영채 전 사장은 과거엔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는 그늘이었으나 이제는 넘어야 할 산이 돼 버렸다. 어느덧 취임 6개월. 교체 투입된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서서히 본인만의 돌파력을 선보이면서 안팎의 시선도 흥미로워지고 있다. (사진=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 적재적소 노리는 포인트 전략가 윤병운 하면 정영채가 떠오르는 건 여의도 바닥에서 일종의 공식이었다. 오늘날 NH투자증권이 IB 리그에서 최상위 반열에 오른 것이 이들의 ‘콤비 플레이’ 덕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국내 증권사들의 IB 사업이 성장하는 모든 길목마다 NH투자증권은 항상 앞서 이름을 올리고 독자 영역을 확보해왔다. 브로커리지 시장이 어려울 때에도 회사의 성장축을 담당해 온 IB의 든든한 서포팅은 그만큼 듬직했고 훌륭했다. 특히 영업력이 필요한 타이밍마다 윤 사장의 날렵한 판단력과 행동은 빛을 발했다. 2014년 이후 커버리지본부를 이끌면서 윤 사장이 인수영업(RM) 조직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한 것은 NH투자증권이 지금까지 기업 관련 대부분 리그테이블에서 1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확고히 하는 데 주효했다. 한번 그와 인연을 맺은 기업은 하나의 딜로 비즈니스를 끝내지 않는다.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하고 한발 뒤의 성장 스토리를 예상, 적재적소에 필요한 해법을 제시하는 감각은 윤 사장을 이길 자가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최초로 인수금융을 시작하고 RM문화를 만드는 등 NH증권이 IB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어 윤 사장의 역할이 컸죠. 특히 직접 발로 뛰면서 기업의 마음을 사는 성실함과 적극성이 강점입니다." ■ 현장 찾는 CEO, 리테일 궁합도 '굿' ‘영업맨’ 윤병운은 CEO로서 초반 플레이에서도 강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IB 출신인 그와 찰떡같은 궁합을 보이는 곳 중 하나가 영업현장이라는 점은 흥미로운 포인트. “취임하고 첫 일정이 전국 54개 지점 방문이었습니다. 역대 사장님 중 전 지점을 다 순회한 분은 최초인 듯합니다. 현장에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선 그 자리에서 바로 수정 조치해서 직원들이 적잖이 놀랐습니다. ‘가장 좋은 때에는 가족들과 함께 해야 한다’며 남자 직원들에 대한 출산휴가 1개월 의무 사용도 바로 시행됐습니다.” 이렇다보니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윤 사장에 대한 평도 덩달아 좋게 나온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는데 의외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침착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영업 비즈니스와 관련된 회사의 규정과 한계, 관행에 대해선 바로 해당부서에 전화해 개선되도록 하기 때문에 영업관련 사업부들의 비즈니스 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진=NH투자증권) 이런 윤 사장이 취임후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사업부간 시너지다. IB 부문에서 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성장시켰던 경험을 살려 CEO로서 회사 전체의 성장에도 똑같이 적용시키고 있는 셈이다. 그간 NH투자증권 내에서 경쟁사 대비 다소 밀렸던 리테일부문이 윤 사장의 영업지향적 경영 스타일로 독보적 경쟁력을 구축한다면 유의미한 성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상반기 성적표를 보면 IB 수수료 수익이 22%의 성장을 보이는 동안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도 27% 증가세를 보였다. 안정적인 균형감 유지다. WM관련 이자수지는 예탁금 이용료 증가에 따라 전분기대비 2% 감소했지만 예탁금 및 증권여신 평잔 증가는 긍정적 시그널이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올해 1조 클럽 입성이 가능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흘러 나온다. (사진=강호동 농협중앙회장) ■ 중앙회와 신뢰형성도 핵심 과제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분명 있다. NH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단 이후 CEO들의 임기를 보면 김원규 전 사장 5년, 정영채 전 사장 6년 등 단임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각 사업부분 경쟁력을 향상시킨 것은 물론 농협금융그룹 내에서 상당 교감을 이루며 신뢰관계를 형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지난 봄 사장 교체 당시 농협중앙회가 윤 대표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만큼 간극을 좁히고 CEO로서 능력을 입증하는 것은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놓칠 수 없는 포인트 중 하나다. 상반기 기준 지주 내 NH증권의 이익 기여도는 39%. 여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과 견줘 보더라도 일단 존재감 입증에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합격 수준의 데뷔전 성적에도 불구하고 안심할 수 없는 초보 CEO 윤병운. 예상 밖의 선전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예견된 성공이라는 인정을 그는 받아낼 수 있을까. 발빠른 행동파 윤병운이 서서히 자신만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요즘이다.

[I’m CEO] '루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의 반전

취임 6개월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데뷔전 '호평' 이유는
정영채 전 사장과 또다른 차별화...본인만의 경영 색채 드러내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9.23 11:50 의견 0

정확하면서도 빠르다. 치열한 여의도 증권가에서 기업금융(IB) 공격수로 수십년 잔뼈가 굵은 프로지만 최고경영자(CEO) 데뷔전에 대한 안팎의 의심과 견제는 예외가 없다. 더구나 전임인 정영채 전 사장은 과거엔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는 그늘이었으나 이제는 넘어야 할 산이 돼 버렸다. 어느덧 취임 6개월. 교체 투입된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이 서서히 본인만의 돌파력을 선보이면서 안팎의 시선도 흥미로워지고 있다.

(사진=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 적재적소 노리는 포인트 전략가

윤병운 하면 정영채가 떠오르는 건 여의도 바닥에서 일종의 공식이었다. 오늘날 NH투자증권이 IB 리그에서 최상위 반열에 오른 것이 이들의 ‘콤비 플레이’ 덕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국내 증권사들의 IB 사업이 성장하는 모든 길목마다 NH투자증권은 항상 앞서 이름을 올리고 독자 영역을 확보해왔다. 브로커리지 시장이 어려울 때에도 회사의 성장축을 담당해 온 IB의 든든한 서포팅은 그만큼 듬직했고 훌륭했다.

특히 영업력이 필요한 타이밍마다 윤 사장의 날렵한 판단력과 행동은 빛을 발했다. 2014년 이후 커버리지본부를 이끌면서 윤 사장이 인수영업(RM) 조직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한 것은 NH투자증권이 지금까지 기업 관련 대부분 리그테이블에서 1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확고히 하는 데 주효했다. 한번 그와 인연을 맺은 기업은 하나의 딜로 비즈니스를 끝내지 않는다.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하고 한발 뒤의 성장 스토리를 예상, 적재적소에 필요한 해법을 제시하는 감각은 윤 사장을 이길 자가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최초로 인수금융을 시작하고 RM문화를 만드는 등 NH증권이 IB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어 윤 사장의 역할이 컸죠. 특히 직접 발로 뛰면서 기업의 마음을 사는 성실함과 적극성이 강점입니다."

■ 현장 찾는 CEO, 리테일 궁합도 '굿'

‘영업맨’ 윤병운은 CEO로서 초반 플레이에서도 강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IB 출신인 그와 찰떡같은 궁합을 보이는 곳 중 하나가 영업현장이라는 점은 흥미로운 포인트.

“취임하고 첫 일정이 전국 54개 지점 방문이었습니다. 역대 사장님 중 전 지점을 다 순회한 분은 최초인 듯합니다. 현장에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선 그 자리에서 바로 수정 조치해서 직원들이 적잖이 놀랐습니다. ‘가장 좋은 때에는 가족들과 함께 해야 한다’며 남자 직원들에 대한 출산휴가 1개월 의무 사용도 바로 시행됐습니다.”

이렇다보니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윤 사장에 대한 평도 덩달아 좋게 나온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는데 의외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침착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영업 비즈니스와 관련된 회사의 규정과 한계, 관행에 대해선 바로 해당부서에 전화해 개선되도록 하기 때문에 영업관련 사업부들의 비즈니스 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진=NH투자증권)


이런 윤 사장이 취임후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사업부간 시너지다. IB 부문에서 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성장시켰던 경험을 살려 CEO로서 회사 전체의 성장에도 똑같이 적용시키고 있는 셈이다.

그간 NH투자증권 내에서 경쟁사 대비 다소 밀렸던 리테일부문이 윤 사장의 영업지향적 경영 스타일로 독보적 경쟁력을 구축한다면 유의미한 성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상반기 성적표를 보면 IB 수수료 수익이 22%의 성장을 보이는 동안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도 27% 증가세를 보였다. 안정적인 균형감 유지다. WM관련 이자수지는 예탁금 이용료 증가에 따라 전분기대비 2% 감소했지만 예탁금 및 증권여신 평잔 증가는 긍정적 시그널이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올해 1조 클럽 입성이 가능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흘러 나온다.

(사진=강호동 농협중앙회장)


■ 중앙회와 신뢰형성도 핵심 과제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분명 있다. NH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단 이후 CEO들의 임기를 보면 김원규 전 사장 5년, 정영채 전 사장 6년 등 단임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각 사업부분 경쟁력을 향상시킨 것은 물론 농협금융그룹 내에서 상당 교감을 이루며 신뢰관계를 형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지난 봄 사장 교체 당시 농협중앙회가 윤 대표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만큼 간극을 좁히고 CEO로서 능력을 입증하는 것은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놓칠 수 없는 포인트 중 하나다. 상반기 기준 지주 내 NH증권의 이익 기여도는 39%. 여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과 견줘 보더라도 일단 존재감 입증에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합격 수준의 데뷔전 성적에도 불구하고 안심할 수 없는 초보 CEO 윤병운. 예상 밖의 선전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예견된 성공이라는 인정을 그는 받아낼 수 있을까. 발빠른 행동파 윤병운이 서서히 자신만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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