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에 주주환원 및 수익성과는 거리가 먼 종목들이 다수 포진됐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IM증권은 25일 보고서를 내고 "이번 밸류업지수는 코스피 200대비 배당수익률이 낮고, 배당성향의 경우 소폭 코스피 200을 상회하는 등 주요 주주환원 지표가 아쉬운 수준"이라며 "특히 개별 기업들로 봤을땐 주주 환원 및 수익성과 거리가 먼 종목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고 지적했다.
신희철 퀀트애널리스트는 "예를 들어 배당 유무만을 고려하고 배당 수익률이나 배당성향은 고려되지 않았다"며 "세부 편입 요건에서 주주환원 조건을 보면 최근 2년 연속 배당을 지급하거나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들은 배당의 정도와 무관하게 주주환원 조건을 통과했다"고 짚었다.
이에 이번에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개별 종목들로 봤을 때 배당수익률이 2%를 하회하는 종목이 53개로 과반에 해당한다는 것. 배당 성향 기준으로도 배당성향이 20%를 하회하는 종목 수 비율이 54%로 과반수이며, 10% 미만인 종목 수 역시 8종목으로 저조하다는 분석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YES or NO, 이분법적인 주주환원 척도로 인해 주주환원의 질적인 부분은 고려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너무 높은 PBR도 문제라는 시각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효율적인 시장이라면 더 많은 성장성이 기대되고 가치가 높은 기업은 더 비싸게 거래될 것이고, 이에 일정 수준 이상의 PBR을 가진 기업이 우수 기업일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익 대비 너무 높은 가격으로 형성된 기업들 역시 편입된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번에 편입된 PBR 4배 이상인 기업은 17개로, 아웃라이어로 볼 수 있을 만한 밸류의 기업들이 지수에 선정됐다고 강조했다.
과거 데이터 사용에 따라 주요 종목들이 포함되지 못한 점도 문제삼았다.
그는 "밸류업 종목 선정 기준을 보면 '과거 2년 합산 흑자 기업', '과거 2년 평균 PBR 상위 50%'처럼 과거 데이터만을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 현재 시장 상황을 잘 대변하지 못하거나 주요 종목이 미포함되는 경우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금융 업종 내에서 KB금융, 삼성생명 같은 주요 기업들은 준수한 타 주요 요건을 모두 만족함에도 불구하고 2022년~2023년 낮은 PBR로 인해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는 것.
신 애널리스트는 이어 "수익성 측면에서도 과거 적자 여부만 판단하면서 성장성이 고려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며 "2024년 당기순이익 기준 역성장이 전망되는 기업 개수가 17개이며, 성장률 20%를 하회하는 종목 수 비율이 4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거래소가 제시한 밸류업 지수의 주요 편입 요건은 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당기순이익), 주주환원(배당지급/자사주소각 여부), 시장평가(PBR), 자본효율성(ROE)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