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5구역 투시도. (자료=서울시)
서울 내에서도 알짜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강남과 한강변 정비사업지가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고 유찰이 반복되면서다. 빠른 사업 추진을 원하는 조합 입장에서는 수의계약 카드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에 서울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총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의 시공사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삼환가락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4층~지상35층 공동주택 9개동에 총 1101가구로 재탄생한다. 강남구에 대단지 재건축으로 지난 3월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을 포함해 DL이앤씨와 삼성물산 등 10개 건설사가 참석했으나 이후 DL이앤씨가 두 차례 단독 응찰하면서 유찰됐다.
그러나 지난 5월에 DL이앤씨가 삼환가락의 입찰을 포기하면서 조합은 시공사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고 GS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최근 입찰을 마감한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날 2차 입찰을 마감한 한남5구역 재개발에도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응찰하면서 유찰됐다.
한남5구역은 용산구 동빙고동 60 일원에 최고 23층 높이의 공동주택 51개동, 2592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로 총 공사비가 1조7584억원에 달한다. 높은 사업성에도 DL이앤씨가 오랜 기간 공을 들이며 강한 수주 의지를 보인 만큼 선뜻 경쟁 입찰에 나서려는 건설사가 없던 상황으로 풀이된다.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도 DL이앤씨가 발을 빼면서 롯데건설의 수의계약 가능성이 점쳐진다.
용산구 원효로4가에 위치한 산호아파트는 한강 조망권을 갖춘 재건축 단지이나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 결과, 무응찰로 마무리가 되기도 했다. 유력 수주 후보로 점쳐졌던 DL이앤씨를 대신해 지난 23일 입찰 마감에서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전날 서초구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도 입찰 마감 결과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은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73번지 일원 지하 4층~지상 49층, 12개동, 공동주택 205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가 1조2931억원 가량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을 포함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7개 건설사가 참여했으나 입찰에는 현대건설만 나섰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요 정비사업지 현장설명회에는 보고 등을 위해서라도 의례적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입찰에 나설지는 다른 이야기"라며 "경쟁 입찰에 돌입하게 되면 어느정도 출혈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수주 실패에 따른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