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재개발 투시도. (자료=서울시)
사업비가 1조5723억원에 달하는 '한남4구역' 재개발을 놓고 시공능력평가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펼쳐진다. 맞대결을 사실상 확정한 양 사는 본입찰까지 치열한 물밑 작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이 입찰 확약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입찰 확약서를 제출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16만258㎡에 최고 높이 22층, 51개동, 2331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는 3.3㎡당 940만원이다. 일반 분양 물량은 800세대 수준이며 사업지 위치상 조성되는 단지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당 사업지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지속적으로 수주 의지를 밝힌 곳으로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이전 단계서부터 양 사의 물밑 작업이 이뤄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포함해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 7개사가 참석했다. 입찰 후보로 점쳐졌던 포스코이앤씨는 현장설명회에 불참하며 경쟁 구도에서 일찌감치 빠졌다.
결국 현장설명회를 거쳐 본입찰을 앞두고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정비사업지에서 수주전을 벌인 건 17년 만이다. 2007년에 양 사는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을 놓고 맞붙었고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가져갔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수주전에 단일 브랜드로 압도적인 위상을 갖춘 '래미안'의 차별화된 주거 모델 및 서비스 제공을 내세운다.
한남4구역을 주변 단지와는 차별화된 거점 랜드마크로 선보이겠다는 게 삼성물산의 의지다.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해 설계를 마쳤으며 래미안의 노하우와 우수한 품질/브랜드 가치를 통한 하이엔드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수주에 성공하면 용산공원 주변으로 사방의 거점 랜드마크 단지 조성이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용산공원 남쪽에 시공한 래미안 첼리투스, 서쪽에 래미안 용산더센트럴 등과 함께 앞서 입찰에 참여한 용산역 북측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그리고 이번에 한남4구역까지 수주하게 되면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위치한 거점 단지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남4구역에 주변 단지와는 차별화된 거점 랜드마크 래미안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에 주택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세워 수주전에 임한다. '디에이치'는 최근 강남권 핵심 입지에 잇달아 공급되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현대건설도 한남4구역 설계를 위해 해외 건축 설계사와 협업에 나섰다. 특화 설계와 최상의 품질 시공 등을 통해 한남4구역만의 랜드마크 상품 비전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기존에 수주한 한남3구역과 함께 한남 뉴타운을 '디에이치 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디에이치 타운'을 조성하여 프리미엄 주거단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내달 18일에 본입찰을 마감하고 내년 1월 18일에 최종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