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택 시장은 잠잠한 분위기다. 하지만 거래 금액 단위가 큰 오피스 시장은 활기가 돌고 있다. 대출 규제에 발이 묶인 주택 거래와 달리 오피스 거래 시장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임차 수익률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양새다. 22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81.6으로 전월 대비 4.6포인트(p) 하락했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1.3p 상승한 107.4를 기록했다. 그러나 비수도권은 대부분 지역의 지수가 하락하며 5.9p 내린 76.0에 그쳤다. 특히 대전은 17.7p가 떨어진 82.3을 기록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주산연은 비수도권의 지수 하락과 관련해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 등 대출 강화와 주담대 금리 인상 등이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비수도권은 주택가격 회복세도 더딤에 따라 사업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인하하면서 3년 2개월 만에 통화 정책 방향을 선회했으나 전국 주택 거래량의 증가나 가격 급등과 같은 회복세가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서울에서도 아파트 거래 시장은 침체 분위기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8991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9월 거래량은 2774건에 머물고 있다. 신고일이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8월(6289건)에 비해 절반 수준도 도달하지 못했다. 이달 집계된 거래량도 894건에 불과하다. 지난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하면서 대출 한도를 줄이고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로 주택 구매 장벽이 높아진 게 결과다. 주택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잠잠한 반면 오피스 시장은 개선되는 분위기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의 '3분기 투자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오피스 총 거래 금액은 3조9000억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 68% 상승했다. 3분기 누적 액수는 약 8조원이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7% 증가한 수치다. 3분기 오피스 캡레이트(연간 최소 투자 기대이익률)는 평균 4.1%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고금리 및 물가 상승으로 캡레이트 평균이 4% 이하에 머물렀으나 최근 코로나 이전 시기 수준까지 회복했다. C&W는 "엔데믹 이후 물가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로 지난해 오피스 거래 시장은 다소 침체됐으나 올 해 3분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국내에서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등이 오피스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피스 거래 시장의 거래 건수 및 거래 총액이 직전 분기 대비 증가했고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에도 오피스 거래 시장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남산스퀘어와 더익스체인지 서울, 퍼시픽타워, D타워 등 CBD(종로·중구 일대 도심권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거래가 올해 4분기와 내년도 상반기 오피스 거래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오피스 시장에 비교적 활기가 돌고 있으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대출금리까지 낮아지는 시점이 돼야 회복세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시장이나 오피스 시장이나 결국 단기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보다 대출이 얼마나 나오는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낮아지고 대출금리도 낮아질 때 오피스 시장도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리서치 랩장은 "금리가 더 내려간다면 예금보다는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보이는 오피스 시장에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오피스 시장이 살아나고는 있으나 호황기 수준까지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기준금리 인하에 주택은 '잠잠', 오피스는 '꿈틀'

주택 시장,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규제에 발 묶여 침체 지속
올해 3분기 누적 오피스 거래액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
"주택, 오피스 시장 본격적인 회복세는 대출 규제 완화 시점에서야"

정지수 기자 승인 2024.10.22 14:15 의견 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택 시장은 잠잠한 분위기다. 하지만 거래 금액 단위가 큰 오피스 시장은 활기가 돌고 있다. 대출 규제에 발이 묶인 주택 거래와 달리 오피스 거래 시장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임차 수익률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양새다.

22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81.6으로 전월 대비 4.6포인트(p) 하락했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1.3p 상승한 107.4를 기록했다. 그러나 비수도권은 대부분 지역의 지수가 하락하며 5.9p 내린 76.0에 그쳤다. 특히 대전은 17.7p가 떨어진 82.3을 기록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주산연은 비수도권의 지수 하락과 관련해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 등 대출 강화와 주담대 금리 인상 등이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비수도권은 주택가격 회복세도 더딤에 따라 사업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인하하면서 3년 2개월 만에 통화 정책 방향을 선회했으나 전국 주택 거래량의 증가나 가격 급등과 같은 회복세가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서울에서도 아파트 거래 시장은 침체 분위기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8991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9월 거래량은 2774건에 머물고 있다. 신고일이 열흘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8월(6289건)에 비해 절반 수준도 도달하지 못했다. 이달 집계된 거래량도 894건에 불과하다. 지난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하면서 대출 한도를 줄이고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로 주택 구매 장벽이 높아진 게 결과다.

주택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잠잠한 반면 오피스 시장은 개선되는 분위기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의 '3분기 투자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오피스 총 거래 금액은 3조9000억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 68% 상승했다. 3분기 누적 액수는 약 8조원이며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17% 증가한 수치다.

3분기 오피스 캡레이트(연간 최소 투자 기대이익률)는 평균 4.1%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고금리 및 물가 상승으로 캡레이트 평균이 4% 이하에 머물렀으나 최근 코로나 이전 시기 수준까지 회복했다.

C&W는 "엔데믹 이후 물가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로 지난해 오피스 거래 시장은 다소 침체됐으나 올 해 3분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국내에서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등이 오피스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피스 거래 시장의 거래 건수 및 거래 총액이 직전 분기 대비 증가했고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에도 오피스 거래 시장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남산스퀘어와 더익스체인지 서울, 퍼시픽타워, D타워 등 CBD(종로·중구 일대 도심권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거래가 올해 4분기와 내년도 상반기 오피스 거래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오피스 시장에 비교적 활기가 돌고 있으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대출금리까지 낮아지는 시점이 돼야 회복세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시장이나 오피스 시장이나 결국 단기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보다 대출이 얼마나 나오는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낮아지고 대출금리도 낮아질 때 오피스 시장도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리서치 랩장은 "금리가 더 내려간다면 예금보다는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보이는 오피스 시장에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오피스 시장이 살아나고는 있으나 호황기 수준까지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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