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박기덕 대표이사 사장은 22일 서울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풍·MBK 측의 시장교란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손기호 기자)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23일 마무리했다. 베인캐피탈이 고려아연 지분 2.5%를 확보하면서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지분율 격차는 약 2%p이다. 영풍 측이 앞섰지만 향후 이사회를 통한 표 대결 등에서 경영권 분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고려아연은 공개매수를 마무리 했다. 결과에 대해선 이르면 오는 28일 공개할 전망이다.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 결제일이 28일”이라며 “공시 규정에 따라 일정에 맞춰 공개매수 결과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두 차례하면서 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법원이 두 번 모두 기각하면서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일정대로 마쳐졌다.
베인캐피탈은 당초 계획한대로 2.5%의 지분을 확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참여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개매수가가 89만원까지 올라간 만큼 참여율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 지분을 합쳐 의결권 기준 지분율이 약 36.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14일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5.34%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38.5%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약 2%p다.
이제 남은 것은 이사회에서 우호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표 대결이다. 영풍·MBK는 내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 선임에 나설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양측 모두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8%를 보유했다. 앞서 전날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연금 판단의 예상은 힘들다”면서도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등의 관점에서 판단한다고 했으니 이를 믿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한 “자사주 활용 여부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양측 다 지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분 격차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법적 공방도 예고됐다. 고려아연은 전날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등을 조사해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검찰 측에도 영풍·MBK의 시세조정·시장교란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앞서 MBK 측은 2차 가처분이 모두 기각된 고려아연 자기주식 공개매수 관련 본안 소송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양측의 법적 공방은 치열하다. 박 대표는 “수사와 조사를 통해 시장 질서 교란이 규명되면 영풍·MBK의 공개매수는 적법성과 유효성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MBK 측은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까지 폄훼하지 않길 바란다”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