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5억달러(한화 약 194조원). 지난 3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일평균 해외주식 거래규모입니다. 전분기보다 무려 36% 이상 늘었습니다. 국내 주식 거래대금(일평균 약 18조원)이 줄어드는 것과는 확실히 대비되는 흐름입니다.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시장에 너도 나도 뛰어들며 서학개미 모시기에 혈안인 이유가 납득이 됩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니 증권사들이 내세우는 이벤트도 화려해집니다. '환율우대 100%, 제로 수수료'. 얼핏보면 혹할만 합니다. 그런데 지난 8월말까지 증권사가 해외주식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수천억원대입니다. 특히 환전 수수료는 그중에서도 핵심 수익원으로 꼽힙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토스증권 등 7개사가 올해 8월까지 환전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1356억원에 달합니다. ■ '최다 환전고객수' 토스증권, 주식모으기 환전은 우대율 50%인 '야간' 그중에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바로 토스증권입니다. 지난 2021년 불과 5억원도 안 됐던 환전수익은 현재 275억9000만원으로 무려 55배 가량 폭증했습니다. 특히 토스증권에서 환전한 고객 수는 234만명.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최대입니다. 토스증권은 출범 3년 만에 순익 1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그중에도 투자자가 매일, 매주, 매달 단위로 특정 주식을 자동 매수하도록 한 '주식 모으기 서비스'는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실제 토스증권 고객 두 명 중 한 명이 이용하고 있을 만큼 대표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토스증권은 현재도 매매수수료를 무료(매도시 0.1%)로 시행하며 "적립식 주식 투자 문화를 주도하겠다"는 철학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환전에 대한 정책은 조금 다릅니다. 주식 모으기를 이용하는 고객들 가운데 미리 환전을 해두지 않은 경우 토스증권은 알아서 자동 환전하는 시스템을 시행 중입니다. 이때 환전은 1,2차로 나눠 각각 오후 9시 30분과 11시 30분에 이뤄지는데 이 시간대 환전 우대율은 주간 우대율(95%)의 절반 수준인 50%에 그칩니다. 즉, 1380원의 매매기준 환율로 1만달러를 환전(스프레드율 1%)을 한다고 가정하면 미리 환전하지 않은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5만2200원을 더 지불하게 되는 셈이죠. 증권사의 서비스 편의성에 기대어 미리 환전해놓지 않은 대가라고 치더라도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토스증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가 적용되는 야간에 환전하는 이유에 대해 “미리 환전한 달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 주문이 진행되는 시점에 환전을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 "소수점 주문, 온주 매매 후 분배로 상대적 수수료 높아" 토스증권이 워낙 주식 모으기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하자 경쟁사들도 잇따라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들의 환전 정책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반적인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매매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환전 우대율도 90%까지 높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니스탁 자동투자를 통해 해외 주식에 투자 하는 경우엔 매수와 매도시 각각 60%, 80%의 환율 우대율을 적용해 상대적으로 높은 환전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일정 금액을 기준으로 자동 투자하는 서비스의 경우 대부분 소수점 단위로 매매한 뒤 분배하는 시스템인 만큼 증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설명입니다. 그런가 하면 해외주식 ‘원조’로 불리는 미래에셋증권은 주식 모으기 고객들의 환전 수수료를 달러당 5원으로 고정해놨습니다. 일반 환전이 달러당 1원인 데 비해 무려 5배 높습니다. 즉, 기준환율이 1380원일 때 주식 모으기를 통해 달러를 매수한다면 1385원을 내야 하고 매도할 경우에도 투자자는 1375원만 돌려받게 돼 미래에셋증권은 이 과정에서 10원을 얻게 됩니다. 일반 환전 대비 8원의 추가 수익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물론 모든 증권사가 이 같은 방식을 취하진 않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환전수수료 및 환율우대율이 개별 고객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시스템이지만 환전은 주문이 체결된 익영업일 오전 필요한 만큼 이뤄지고 특히 주간과 야간 환전수수료를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습니다.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키움증권의 경우 아직까지 주식 모으기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환율만 놓고 보면 원화주문의 경우 100% 환전 우대와 주간 및 야간 환전 수수료에 차등을 두지 않고 있어 이대로 주식 모으기 서비스가 출시된다면 투자자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각 증권사들이 사실상 앉아서 이득을 취하는 ‘노다지’ 같은 영역 중 하나가 '환전'”이라며 “투자자들은 이용 서비스에 따라 손익에 상당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면밀히 따져보고 비교해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서학개미가 매달 엔비디아 살 때마다 증권사는 웃었다

'주식모으기'로 대박난 토스증권, 자동환전시 환전수수료 높여놔
"증권사 '노다지'된 환전 시장...투자자 면밀히 비교 검토해야"

박민선 기자 승인 2024.10.24 10:57 | 최종 수정 2024.10.24 12:07 의견 0


1405억달러(한화 약 194조원). 지난 3분기 국내 투자자들의 일평균 해외주식 거래규모입니다. 전분기보다 무려 36% 이상 늘었습니다. 국내 주식 거래대금(일평균 약 18조원)이 줄어드는 것과는 확실히 대비되는 흐름입니다.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시장에 너도 나도 뛰어들며 서학개미 모시기에 혈안인 이유가 납득이 됩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니 증권사들이 내세우는 이벤트도 화려해집니다. '환율우대 100%, 제로 수수료'. 얼핏보면 혹할만 합니다. 그런데 지난 8월말까지 증권사가 해외주식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수천억원대입니다. 특히 환전 수수료는 그중에서도 핵심 수익원으로 꼽힙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토스증권 등 7개사가 올해 8월까지 환전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1356억원에 달합니다.


■ '최다 환전고객수' 토스증권, 주식모으기 환전은 우대율 50%인 '야간'

그중에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바로 토스증권입니다. 지난 2021년 불과 5억원도 안 됐던 환전수익은 현재 275억9000만원으로 무려 55배 가량 폭증했습니다. 특히 토스증권에서 환전한 고객 수는 234만명.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최대입니다.

토스증권은 출범 3년 만에 순익 1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그중에도 투자자가 매일, 매주, 매달 단위로 특정 주식을 자동 매수하도록 한 '주식 모으기 서비스'는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실제 토스증권 고객 두 명 중 한 명이 이용하고 있을 만큼 대표 서비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토스증권은 현재도 매매수수료를 무료(매도시 0.1%)로 시행하며 "적립식 주식 투자 문화를 주도하겠다"는 철학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환전에 대한 정책은 조금 다릅니다. 주식 모으기를 이용하는 고객들 가운데 미리 환전을 해두지 않은 경우 토스증권은 알아서 자동 환전하는 시스템을 시행 중입니다. 이때 환전은 1,2차로 나눠 각각 오후 9시 30분과 11시 30분에 이뤄지는데 이 시간대 환전 우대율은 주간 우대율(95%)의 절반 수준인 50%에 그칩니다.

즉, 1380원의 매매기준 환율로 1만달러를 환전(스프레드율 1%)을 한다고 가정하면 미리 환전하지 않은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5만2200원을 더 지불하게 되는 셈이죠. 증권사의 서비스 편의성에 기대어 미리 환전해놓지 않은 대가라고 치더라도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토스증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가 적용되는 야간에 환전하는 이유에 대해 “미리 환전한 달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 주문이 진행되는 시점에 환전을 진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 "소수점 주문, 온주 매매 후 분배로 상대적 수수료 높아"

토스증권이 워낙 주식 모으기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하자 경쟁사들도 잇따라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들의 환전 정책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반적인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매매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환전 우대율도 90%까지 높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니스탁 자동투자를 통해 해외 주식에 투자 하는 경우엔 매수와 매도시 각각 60%, 80%의 환율 우대율을 적용해 상대적으로 높은 환전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일정 금액을 기준으로 자동 투자하는 서비스의 경우 대부분 소수점 단위로 매매한 뒤 분배하는 시스템인 만큼 증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설명입니다.

그런가 하면 해외주식 ‘원조’로 불리는 미래에셋증권은 주식 모으기 고객들의 환전 수수료를 달러당 5원으로 고정해놨습니다. 일반 환전이 달러당 1원인 데 비해 무려 5배 높습니다.

즉, 기준환율이 1380원일 때 주식 모으기를 통해 달러를 매수한다면 1385원을 내야 하고 매도할 경우에도 투자자는 1375원만 돌려받게 돼 미래에셋증권은 이 과정에서 10원을 얻게 됩니다. 일반 환전 대비 8원의 추가 수익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물론 모든 증권사가 이 같은 방식을 취하진 않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환전수수료 및 환율우대율이 개별 고객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시스템이지만 환전은 주문이 체결된 익영업일 오전 필요한 만큼 이뤄지고 특히 주간과 야간 환전수수료를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습니다.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키움증권의 경우 아직까지 주식 모으기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환율만 놓고 보면 원화주문의 경우 100% 환전 우대와 주간 및 야간 환전 수수료에 차등을 두지 않고 있어 이대로 주식 모으기 서비스가 출시된다면 투자자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각 증권사들이 사실상 앉아서 이득을 취하는 ‘노다지’ 같은 영역 중 하나가 '환전'”이라며 “투자자들은 이용 서비스에 따라 손익에 상당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면밀히 따져보고 비교해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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