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택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었다. 대출규제라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면서 거래량이 얼어붙고 가격도 뚝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두 차례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의 변수로 작용하기에는 동장군의 기세가 만만찮다. 연말까지도 주택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토교통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 10월 기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10월 누적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 5년 10월 누계 평균 대비 20.2% 줄어든 54만7541건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거래량이 모두 줄었다. 수도권은 19.7% 줄어든 26만3976건, 지방은 20.7% 감소한 28만3565건이다. 서울을 한정으로 해도 13.2% 빠진 8만171건이다.
특히 그동안 온기가 돌았던 서울의 아파트 시장이 위축하고 있다. 대출 규제로 인한 매수 심리 위축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000건으로 전월 대비 19.2% 감소했다.
아파트 시장은 전국 단위의 가격 하락과 더불어 서울 지역에서의 상승폭도 축소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전날 발표한 11월 넷째 주(2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서울의 매매매가격은 전주 0.06% 상승에서 0.04%로 상승폭을 축소했다. 전국 단위로는 0.02% 하락하며 전월 대비 하락폭을 0.01%포인트(p) 키웠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서울 지역은 일부 신축 단지와 재건축 사업 추진 단지에서는 상승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다만 그 외 단지에서는 가격급등 피로감과 대출규제 영향으로 매수자 관망세를 보이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의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시점인 8월부터 서울 거래량이 꺾이면서 상승폭 축소도 잇따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8월 둘째 주에 0.32%로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가 이후 3주 연속(0.28%→0.26%→0.21%) 상승폭을 축소했다. 이후로도 약보합세를 지속했다. 10월 둘째 주에는 0.11%의 상승률 이후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던 셈이다. 전날 한국은행이 다시 기준금리를 0.25%p 완화하면서 올해 기준금리를 3%로 마무리했으나 이 또한 시장에서 유의미한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스트레스DSR2단계 시행(9월)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12월 수도권의 디딤돌론 대출 등 여신규제가 강화되자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약보합을 보이고 거래량이 크게 꺾였다"면서 "이번 금리인하는 부동산 시장 불안보다는 경기둔화 우려에 방점을 찍은 판단"이라고 짚었다.
이어 "연말까지 겨울 계절적 비수기에 금융권 여신 태도도 보수적일 전망이라 두 차례 걸친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주택 거래시장 숨고르기와 수요자 관망은 계속될 전망"이라면서 "연말 주택 거래 총량은 지난해 말 수준까지 감소하고 가격흐름도 보합 또는 약세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