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4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 투매에 나서면서 밸류업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지주 주가가 폭락했다. 이익 체력 이슈가 아닌, 일시적 정치 리스크이므로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일 장중 작성한 '바닥까지 하락한 주가' 리포트에서 "기존의 기대를 하회할 가능성이 생겼으므로 주가가 일부 조정을 받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기대 수익률을 고려하면 현 수준의 하락은 과도하다"며 주가가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날 4대 금융지주 주가는 KB금융 8만5800원(-10.06%), 신한지주 4만9800원(-5.50%), 하나금융지주 5만9600원(-3.25%), 우리금융지주 1만6090원(-3.77%) 등을 기록했다. 정상 개장 여부가 불투명했던 지난 4일 평균 6% 하락에 이어 2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 소진율이 80%에 달하는 KB금융의 주가는 계엄 전날(3일) 10만원을 재돌파하며 기염을 토하다 계엄 이후 2거래일 동안 1만5400원(15.22%) 폭락하며 지지선을 모두 이탈했다. 외국인들의 투매(247만주) 영향을 받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주도한 밸류업 정책에 가장 잘 부합하는 업종이 은행"이라며 "하지만 비상계엄 발동 및 해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밸류업 정책 이행에 대한 불안감이 생겼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기업 공시의 책임, 우리나라 증시의 국제 신뢰도 등을 고려하면 모든 것이 백지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비현실적"이라며 최근의 주가 하락세는 과도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KB금융만 하더라도 밸류업 이전 배당수익률은 4~5%였지만 내년의 경우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6~7%를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 기대 수익률을 고려하면 9만원 아래의 주가는 바닥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경우 1)기존 예상대로 주주환원책이 이행될 경우 (경우 2)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규모는 2024년 수준에서 유지되고 배당총액만 완만하게 증가할 경우 (경우 3)아예 모든 정책이 백지화되고 과거 배당성향으로 회귀할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