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래에셋증권)
‘1억원 이상도 관리해드립니다.’
비대면 계좌 고객층이 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증권사 서비스도 차별화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디지털 고객 전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고객층이 실감할 정도로 서비스 밀착도는 크지 않다. 1억원 남짓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상담 서비스는 어떤 수준일까. 지점 출신 디지털 PB들로 구성돼 있는 미래에셋증권 디지털 PB센터에 상담을 시도해봤다.
■ 대기 어려움없이 전담PB별 상담 연결돼
미래에셋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텀(MTS)에서 VIP+ 전용상담센터를 연결하자 원하는 서비스를 고르라는 안내가 나온다. 국내주식, 해외주식, 금융상품, 선물·옵션 파생상품, 기타 투자상품 상담 등으로 나뉘어 있다. 버튼을 누른 뒤 연결음이 울리고 곧바로 해외주식 담당자와 연결됐다. 먼저 '미국 증시 조정에 대한 우려를 감안했을 때 투자 규모를 더 늘리는 것이 괜찮냐'고 묻자 그는 “미국 상위 기술 기업에 대한 전반적 투자의견이 ‘홀드’인 상태”라고 답했다.
“6,7년 전부터 저희가 해외주식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상위종목들 기준으로 매수를 적극 개진하지 않습니다. 지수가 부담이라는 의미이고 통상 고점 대비 15~20% 가량 빠진다면 매수 추천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최근 기준으로 테슬라와 비트코인에 대해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었는데 둘다 많이 올랐다가 현재 조정 중이죠. 하지만 아직까지 이 정도 조정이 강력매수의 기회라고는 보지 않는 게 저희 센터의 분석입니다.”
또 지점 PB 출신이라고 밝힌 이 디지털 PB는 ‘사견’을 전제로 대형주들 단기 급등할 때는 20일선 무너지면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등 조언도 전했다.
“지점에선 PB가 50명, 100명 정도의 한정된 고객들을 담당하기 때문에 지난 번 사라고 한 종목은 어떻다, 매도해보자는 식의 AS가 가능하지만 저희 센터는 단발적이기 때문에 그런 추천이 어렵습니다. 고점대비 하락한 것들은 고객님께 차트를 보면서 적정한 수준에서 분할매수했다가 전고점을 뚫으면 이익 실현하고 내려오면 추가 매수하는 여력을 남기고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해요. 투자판단을 하는 데 헷갈리실 때 전화주시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드리는 게 저희 역할입니다.”
이번에는 금융상품에 대한 상담이 가능하냐고 묻자 해당 디지털PB는 금융상품 전담 PB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연결된 상담 PB는 확정금리형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중 원하는 상품이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투자 분산 차원에서 ‘채권’은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미국의 금리 인하 흐름과 국내 경제 상황 등에 대해 하나씩 설명했다. 특히 자사 계열사의 상품 외에도 다양한 ETF를 소개하며 고객의 선택폭을 넓혀주는 데 도움이 됐다.
“트럼프 이후 채권 장기물 발행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채 투자를 원하신다면 하반기를 고려해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반면 국내는 경제 상황을 고려한 한국은행의 기조나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경기부양에 대한 정책 등을 예상해볼 때 국내 채권과 연동돼 투자할 수 있는 ETF가 괜찮습니다. 이자 수익없이 채권매매차익만 추구한다면 ‘TIGER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를 고려해볼 만하고 이자 수익을 함께 보신다면 ‘SOL국고채30년액티브’도 괜찮습니다.”
그 역시 특정 상품에 대한 투자의견을 강조하기보다는 고객이 묻는 내용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투자전략에 대한 팁을 잊지 않았다.
“지수형 ETF에 투자하신다면 코스닥 680에서 770정도 선에서 10~15% 수준을 목표로 단기 투자하시는 게 좋습니다. 산업섹터의 경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2,3년을 주기로 수익이 극대화됐을 때 털고 나오는 게 중요합니다. 무한정 오르는 섹터는 한번도 없었어요. 현재 기준으로 국내는 방위산업주와 바이오섹터, 조선 관련 ETF, 미국은 AI관련 정도를 고려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명의 상담사와 상담을 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약 30분. 전담 PB가 아니다보니 한 명의 PB와 지속적으로 상담을 하거나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에 대해 조언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원하는 고객들로선 PB들의 전문성, 편의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미래에셋증권 디지털PB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련 서비스를 더 강화,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디지털 고객 기준 1억원 이상 고객 수가 지난 한해 동안 30% 이상 증가하는 등 그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연간 기준으로는 10월~12월 사이 양도소득세 등 다양한 이슈가 있다보니 상담 고객수가 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장기 로드맵상에서 앞으로도 디지털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보완하면서 강화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