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세상에 없는 복합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영역을 넘어 치매나 전립선비대증 등 새로운 분야나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 개발 시도가 결실을 맺는 모양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국제약은 세계 최초로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 성분을 복합화한 전립선 비대증 개량신약 유레스코정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 유레스코정은 두타스테리드 0.5mg과 타다라필 5.0mg 조합으로 구성돼 중등도~중증의 양성 전립선 비대증 증상의 치료에 쓰인다. 국내 19개 병원에서 진행된 임상 결과 전립선 크기를 줄여 주는 동시에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하부요로증상을 개선해 주는 이중 효과를 통해 단일제에 비해 우월한 효능을 입증했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는 주로 타다라필 성분과 두타스테리드 성분이 각각 단일제로 사용되는데 유레스코정은 이를 합친 1일 1회 복용 복합제로 환자 편의성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치매 치료제 분야에서도 국내에 없는 복합제가 탄생했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도네페질과 메만틴 성분을 합친 복합제 디엠듀오를 허가 받았다. 치매 환자에게 가장 많이 처방되는 도네페질과 중증도 이상 치매 환자에게 처방되는 메만틴 성분을 국내 최초로 합친 복합제이다. 고령의 인지장애가 있는 치매환자에게 있어 복용 알약 개수가 준다는 것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모두 중요한 요소로 신규 시장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고혈압이나 고지혈, 당뇨 등 이미 복합제가 많이 출시된 시장에서도 새로운 조합의 복합제 개발 열기가 뜨겁다. 셀트리온제약은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암로젯정’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칼슘통로차단제(CCB) 계열 고혈압 치료제 ‘암로디핀’과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바스타틴’, 비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치료제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3제 복합제다. 기존 고혈압 고지혈 3제 복합제가 다수 시장에 나와있지만, 이 조합의 3제 복합제는 처음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제2의 로수젯’으로 기대하고 있는 세계 최초 저용량 고혈압 3제 복합제‘HCP1803(아모잘탄플러스엘정)’의 국내 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HCP1803은 서로 다른 세 가지 작용 기전을 가진 항고혈압 성분을 낮은 용량으로 조합해 고혈압 초기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복합제다. 회사 측은 HCP1803이 상용화될 경우 저용량 고혈압 복합제를 1차 요법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들이 복합제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여러 성분이 서로 상승 보완 작용을 통해 체내에서 다양한 효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 하루에 복용하는 약의 개수를 줄여 편의성도 높일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제로 따로 먹는 것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용하는 알약의 크기나 갯수만 줄여도 신약을 개발하는 효과와 비슷한 효과를 창출한다"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과 새로운 분야의 복합제 개발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