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자체개발 신약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들의 지난해 매출성장세가 눈부시다. 이들 제약사들은 보툴리눔 톡신, 고혈압, 위식도역류질환, 뇌전증 등 자체개발 신약의 매출 호조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677억원으로 전년대비 11.2% 증가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렉라자의 미국 판매 본격화에 따른 마일스톤(기술료)유입과 로열티 수익 증가로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렉라자는 2018년 얀센과 총 12억5000만 달러(약 1조6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기술수출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지난 8월 FDA의 문턱을 넘은 최초 국산 항암제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상업화가 시작돼 마일스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액 1조2654억원, 영업이익 163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3.6%, 23% 증가가며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대웅제약 역시 자사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 당뇨병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 등 대표 품목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나보타 매출은 1864억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고 전체 매출중 수출 비중은 84%에 달했다. 펙수클루의 경우 지난해 국내와 해외시장을 포함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기간 엔블로 매출은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보령은 지난해 창업 67년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대형 제약사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71억원으로 전년(8596억원)보다 18.3% 증가했다. 보령의 매출 증가는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카나브'와 항암제 등 전문의약품이 실적 견인에 크게 기여했다. 카나브는 보령이 2011년 개발한 고혈압 15호 국산신약이다. 카나브 패밀리는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 등 카나브 기반 복합제로 구성됐다. 카나브패밀리의 작년 합산 처방액은 1870억원으로 전년대비 8.3% 증가했다. 카나브패밀리는 5년 연속 매출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 8971억원, 영업이익 8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8.2%, 33.8% 증가한 수치다. HK이노엔의 매출 증가는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수익성 확대가 견인했다. 지난해 케이캡 매출은 1688억원으로 전년(1195억원)보다 41.2% 늘었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2018년 7월 국내 허가를 받은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출시 후 다양한 적응증과 제형 개발 등을 통해 4년 연속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매출 5476억원, 엉업이익 963억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54.3% 증가, 흑자전환이란 결과를 보였다. SK바이오팜이 연간 실적에서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회사 측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성장으로 이룬 성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전체 매출은 4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세노바메이트는 2024년 4분기에도 미국 시장에서 탄탄한 처방수 성장세를 유지, 3분기 대비 매출이 약 160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별 매출 증가 폭을 경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자체개발한 신약의 성과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발현되면서 상업적으로 통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신약개발 성과는 더욱 커질 것이며 향후 세계를 재패하는 국산신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