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예인 출신 병사가 가진 재능과 힘을 군 입장에서 무시하긴 쉽지 않다. 오히려 연예인이라는 자원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군 홍보에 있어서도 그렇고, 연예인 개개인의 발전에 있어서도 어느 쪽도 손해 보지 않는다. 뮤지컬 장병이 편하거나, 힘든 것에 집중하기보다 그들이 가진 재능을 군복무에 반영하는 것에는 어떠한 이견도 없다.
연예병사가 폐지됐을 당시 가장 큰 문제는 군의 관리 소홀이었다. 군은 연예병사라는 제도를 없애는 것으로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논란이 됐던 연예병사 행동이 같은 상황이었다면 일반 사병들에게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문제였다. 결국 군은 ‘연예병사 폐지’로 책임을 회피했다.
연예병사의 신분으로 군 생활을 했던 그룹 오션 출신 가수 우일은 “당시 행사 등에 투입되는 것은 연예인 각자가 가진 재능을 주는 것이다. 휴가는 그에 따른 보상이다. 당시의 연예병사와 지금의 뮤지컬 병사가 이름은 다르지만, 실상은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일은 연예병사들에게 주어지는 ‘자율’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일반 병사들이 누릴 수 없는 혜택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저는 아웃사이더와 같은 1군 사령부에 있었다. 만약 저와 아웃사이더가 다른 행사에 동원되는 상황이면 관리자 인력이 부족하다. 그럴 경우 외출증을 발급해주고 개별적으로 행사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연예병사들에게는 행사 당일 외출증이 발급됐고, 개별적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외출증은 오전 9시 이후로 사용이 가능하고, 저녁 행사일 경우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연예병사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논란을 일으켰던 연예병사들의 경우도 그 허점을 이용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뮤지컬 병사들을 두고 우려가 쏟아지는 건, 그 당시의 본질이었던 군 관리 소홀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6년 전의 연예 병사 사태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군 차원에서의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파견직이라는 군의 입장대로라면 이들의 뮤지컬 연습과 공연은 일반 사병의 훈련과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육군 공보 장교는 “현재 뮤지컬 ‘귀환’에 출연 중인 병사들은 국방부 생활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부대마다 조금 차이가 있지만, 이들이 파견되어 있는 동안 기존 근무하던 부대는 공석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인원들이 본인의 임무를 하고 있을 뿐”이라며 “생활관에서는 정상적으로 근무자들에 의해 조정되고 있고, 공연장이나 연습실에서는 담당 간부들을 필두로 팀 단위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일은 “연예병사라는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군 입장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인력 안에서의 재능을 사용하는 것이다. 제가 복무하던 시절, 관심병사를 보호하는 일도 연예 병사의 역할 중 하나였다. 실제로 관심병사의 자살을 예방했다는 이유로 포상 휴가를 받기도 했다”고 했다. 또 그는 “연예인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통해 빠르게 군에 적응할 수 있고, 군 제대 이후 사회의 복귀도 빠르게 할 수 있어서 좋다. 결국 두 집단에서 봤을 때는 손해보다는 순기능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 병사들과의 괴리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우일도 이 부분은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려면 일반 사병들과의 괴리감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예병사에게 주어지는 ‘자율성’에 일부 제한이 필요하다. 수시로 발행되는 외출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 연예인 병사들을 관리할 수 있는 인원이 사실상 너무 적다.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고, 휴가 일수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복무의 공백에 비례해 군복무 기간을 조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