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변동성에 널뛰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 이익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판 흔들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증시 변동성은 당분간 불가피한 국면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주 역시 현재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면서도 국내 증시의 바닥이 형성됐다는 부분도 주목하고 있다.

20일 황준호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책의 효익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추진하는 트럼프의 일련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다는 점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주체들의 우려"라고 진단했다.

일단 미중 양국의 정치적 입장과 체제 차이로 인해 쉽사리 '탑-다운' 방식의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황 애널리스트의 예상이다. 그는 "빨라야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이고 그 다음 일정은 10월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최소 4~5개월의 벼랑 끝 밀고 당기기는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시사한다"며 "차주 역시 현재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국내 증시 기준으로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어 전자제품, 태양광 소재에 대한 상호 관세를 면세한 점은 관련 업종들을 중심으로 동반 상승세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TSMC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으로 인해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부각되면서 증시 내 비중이 큰 반도체 섹터의 투심이 회복된 것도 호재로 꼽힌다.

황 애널리스트는 "내주 국내 증시는 5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는 가운데, 한한령 해제 기대감과 관세 정책 완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상승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경기 지표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내주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데 시각을 같이 했다. 다만 대통령 선거 국면에 본격화됨에 따라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봤다.

나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필수 추경 예산 규모를 12조원으로 상향했고 5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며 "우호적 통화정책 가능성은 추경 예산과 함께 국내 경기 우려를 완화시키는 요인인 만큼 2차 추가 경정 가능성을 고려할 시, 하반기에 상승 여력이 있는 내수 관련주를 미리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세로 코스피 지수가 상승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

나 애널리스트는 "미-중 관세 전쟁은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예상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은 다 나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매수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향후 Bad is good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어적 포트폴리오보다는 업사이드 리스크를 대비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나 애널리스트가 전망한 내주 코스피밴드는 2380~2600선이며 관심 업종은 유통, 음식료, 제약/바이오, 증권, 반도체, 자동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