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노란우산 홈페이지 캡처
# 최근 개인 사업을 시작한 A씨는 카카오뱅크에서 사업자 통장을 개설했다. 사업 관련 자금 일체도 카카오뱅크를 통해 이체할 생각이다. A씨는 세무사 조언에 따라 개인 사업자가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는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했다. 하지만 납부금 자동이체를 등록하려다 난관에 부딪혔다. 아무리 찾아봐도 노란우산공제의 자동이체 은행 중 카카오뱅크를 찾을 수 없었던 것. A씨가 상담사에게 문의하자 "카카오뱅크와 제휴가 되어 있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A씨는 "개인 사업자들의 필수재라 할 수 있는 노란우산공제에 카카오뱅크가 제휴돼 있지 않은 사실에 솔직히 놀랐다. 개인 사업자 통장 자체를 타행으로 바꿔야하나 고민"이라고 전해왔다.
120만 개인사업자의 '금융 파트너'를 자처하는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들 필수템으로 꼽히는 '노란우산공제사업'과 관련, 업무협약 MOU 체결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중앙회와 '소기업·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노란우산공제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카카오뱅크에서 노란우산 가입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것은 물론, 노란우산 앱에서 카카오뱅크로 자동이체 등록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을 중심으로 '포용금융'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노란우산공제'와 같은 '금융 안전망'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린 게 아니냐는 추측들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중앙 오른쪽)와 중소기업중앙회 정윤모 상근부회장(중앙 왼쪽)이 지난해 11월 1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노란우산공제사업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카카오뱅크
'노란우산공제'란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이나 노령 등의 생계위협으로부터 생활의 안정을 기하고 사업재기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운영되는 사업주의 퇴직금 마련 공제 제도다. 연간 최대 6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개인사업자들에게는 금융 안정과 절세를 위한 필수금융 상품 중 하나다.
이와는 달리 여타 금융권에선 소위 '젊은 사장님'으로 불리는 개인사업자 고객 확대에 공을 들이면서 노란우산공제와도 협업 지점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현재 노란우산공제 가입 관련 10만원 상생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을 벌이고 있다. IBK기업은행 역시 노란우산공제 가입 여부를 확인해, 미가입자에겐 공제 상품을 추천, 가입자에겐 추가 납입 가능 금액을 알려주는 등 추적 관리 기능을 앱에 탑재할 예정이다.
물론 카카오뱅크도 개인사업자들에 대한 서비스 확대에 신경을 쓰고는 있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과 ‘보증서대출’을 통해 지난달 말까지 각각 1조8500억원, 1조9200억원 등 4조원에 가까운 누적 대출을 실행했다. 오는 28일부터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안심통장 2호'사업을 시행, '자영업자 전용 마이너스 통장'도 공급할 계획이다.
다만 중기업계에선 소상공인들의 중장기적 생존 기반을 위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대출' 뿐 아니라,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는 상품 확대를 돕는 것에 보다 주력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특히 젊은 소상공인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 등 플랫폼사들의 비대면 가입 채널 오픈과 추가 금리 혜택 등 각종 지원책이 절실한 상황.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40 젊은 사장님' 수는 약 350만 명 수준이다. 이 가운데 21.3%에 해당하는 약 74만 명의 고객이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뱅킹을 이용하고 있다. '개업 3년 미만 창업기업'은 약 277만개로, 이 중 21.5%에 해당하는 약 60만개의 사업장이 카카오뱅크에 등록돼 있다. 사업에 새롭게 도전하는 '요즘 사장님' 5명 중 1명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셈이다.
이와관련, 카카오뱅크와 중기중앙회 양측에 따르면 최근 서비스 오픈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잠정 조율하고, 관련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중앙회 측은 "개인 사업자가 가장 많고 마케팅 등 시너지를 가장 크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와의 업무제휴 기대감이 상당히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 "노란우산 가입 관련 비대면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오픈을 협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 카카오뱅크 측도 "현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