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차세대 아이폰17의 전 모델을 인도에서 생산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도에 대한 관심이 재부각되고 있다. 애플로선 미국 시장 출하 물량까지 중국이 아닌 인도에서 출발하는 첫 사례다. 애플만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 마이크론, AMD, 구글, 아마존 등이 인도에 진출했거나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 역시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등 인도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왜 인도로 가는 걸까.
유안타증권은 27일 기업들이 인도로 진출하거나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이날 보고서에선 인도의 인구가 많아 제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UN에 따르면 인도는 2022년 이후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됐다. 지난해 인구는 14.5억명을 상회한다. 인도 인구는 2061년까지 증가해 17억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평균연령이 낮아 노동가능인구 역시 풍부하다.
둘째로 저렴한 인건비를 꼽았다. 인도의 25년의 평균 월급은 약 50만원 수준이다. 중국 23년 임금과 비교해도 30% 미만(26.8%)이다.
마지막으로 모디 총리 취임(2014년) 이후 인도가 세계적인 제조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제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PLI(생산연계 인센티브, Production Linked Incentive) 제도가 대표적이다. 14개 핵심 분야(전자/자동차/반도체/제약 등)에 적용되는 관련 제도는 투자, 매출 등의 목표를 달성하면 매출 증가분의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올해 인도의 예산안을 고려할 때 제조업 육성 지원 정책은 지속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권명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 공장을 운영할 경우 낮은 인건비로 수익성을 개선시키고, 인도 소비 확대에 따른 매출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인 2021년~2024년의 평균 경제성장률도 8.2%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이어 "인도는 빈부격차가 심한 국가"라며 "경제학자인 토르스테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에 따르면 부유한 계층이 자신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사치품을 소비, 보급형보단 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커질 수 있는 국가"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중 관계, 미중 관세 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이 생산기지 전환에 대한 고민이 높아지는 상황 역시 인도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미중 관계가 악화될 경우 인도의 필요성이 더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애널리스트는 "관세로 인해 일부 기업은 리쇼어링(Reshoring)을 할 수도 있겠지만, 기업들로선 중국을 대신할 인도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며 "인도내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거, 인도내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에 납품하는 레퍼런스를 가진 기업에 대한 관심도 유효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업으로는 자화전자, 이랜텍, 드림텍(이상 스마트폰) 등이 있고, 서연이화, 화신, 우수AMS(이상 자동차부품)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