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사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분기 손해·생명보험사들은 의료파업 기저효과, 산불 등의 영향으로 보험금 예실차가 악화돼 손익이 부진했다. 증권가에선 K-ICS 감독기준 완화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자본 변수로 업종 기대감이 제한적이라고 판단, 투자자들도 이익 방어와 주주환원이 확실한 기업으로 투자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의 경우 수익 규모 유지를 위해 계약서비스마진(CSM)를 확보하기 위한 신계약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27일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험사 2분기 실적에 대해 “손보사는 의료파업 기저효과, 산불 등으로 인한 보험금 예실차가 악화됐으며 자동차보험은 요율 인하와 폭우 영향, 일반 보험은 고액사고로 손익이 감소해 대부분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손보사는 의료파업 기저효과와 산불사고 영향이 겹치며 보험금 예실차가 악화됐다. 자동차보험은 누적 요율 인하에 7월 폭우로 인해 대형사마저 연간 BEP 달성이 불투명해져 요율 정상화가 요구되고 있다. 일반보험도 고액사고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태다. 다만 일부 회사는 부동산·펀드 처분이익 등 일회성 이익으로 보험손익 하락을 일부 방어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CSM 확보를 위한 신계약 확대 측면에선 회사별로 서로 다른 전략을 주목했다.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는 무·저해지보험 절판 이슈에도 전분기 대비 신계약 물량을 늘렸다. 삼성화재와 DB손보의 경우 물량은 줄었지만 무·저해지보험 요율 인상 이후 배수가 회복되며 신계약 CSM 규모를 유지했다. 현대해상은 보유 계약의 긴 듀레이션으로 인한 금리리스크를 감안해 연만기 보험 판매 확대, 마진 개선 등 품질 개선에 집중했다. 전체적인 배수상승 등 물량 감소에도 신계약 CSM 개선을 이뤄냈다.

생명보험의 경우 회사별 희비가 갈렸다. 삼성생명은 예보료 인하에 따른 현금흐름 가정변경 보유계약 데이터 변경 등 요인으로 CSM 증가와 손실요소 환입이 발생해 보험손익이 대폭 개선됐다. 이에 반해 한화생명은 보험금 예실차 손실이 확대됐으며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 판매 확대로 손실계약비용이 늘어나 보험손익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생명이 최근 회계처리 관련 이슈로 주가 변동성이 컸던 것과 관련해 "단기 노이즈에 기반한 변동성보단 회사의 이익체력과 직결된 신계약, 가정의 적정성 및 주주환원 등 펀더멘탈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설용진 애널리스트는 “전체 이익 중 신계약 비중이 높기에 지속적으로 신계약을 확보하지 않으면 수익 규모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건강보험 등 CSM 배수가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에 집중하지만, 언더라이팅 완화와 고령화, 담보 구조 변화로 위험손해율 변동성이 커져 불확실성도 늘어난다는 점도 언급했다. 실제로 2018~2019년 당시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 손보사들이 보장성 인보험 경쟁 이후 전체적인 업계 위험손해율이 악화된 바 있다.

K-ICS 관련 불확실성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감독기준이 150%에서 130%로 완화되고 최종관찰만기도 2027년부터 매년 1년씩 약 7년에 걸쳐 확대하는 유예 방안이 제시돼 전체적인 비율 관리 부담은 줄었다. 이로 인해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둔화됐으나, 일부 우량 회사를 제외하면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 낮아진 130% 달성 불확실성이 높기에 일정 수준의 발행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과조치로 기본자본에 포함됐던 기발행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이 순차 도래하고, 해약환급금준비금 영향으로 배당가능이익이 충분치 않은 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설 애널리스트는 “중장기 관점에서 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제한적”이라며 “확실하게 이익을 방어하고 주주환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 주주환원수익률이 높아 밸류에이션 측면 매력이 유효한 회사가 매력적”이라며 5% 이상 총 주주환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메리츠금융지주, DB손해보험, 코리안리를 관심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