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이종 산업 기업들이 제약바이오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사례가 활발하다. 기존 사업의 한계 극복을 위한 미래 먹거리 확보 움직임과 글로벌급 기술을 가진 제약바이오기업의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다. 이러한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방송용 소프트웨어 기업 알티캐스트는 최근 신약개발 기업 압타머사이언스의 주식 707만8218주를 약 94억원에 취득해 지분 20.3%를 확보했다. 오는 10월 27일 잔금 24억원이 지급되면 알티캐스트는 압타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알티캐스트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압타머사이언스 지분 취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앝타머사이언스는 항체 대신 압타머를 활용한 약물전달 플랫폼 'ApDC'를 기반으로 간암 치료제 'AST-201' 등을 개발하고 있다. 알티캐스트는 압타머사이언스가 보유한 기술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알티캐스트의 이번 바이오산업 진출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이종결합의 연장선이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사례는 제과업체 오리온의 리가켐바이오인수다. 오리온은 지난해 리가켐바이오 지분 25%를 약 5485억원에 매입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이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접합시켜 암세포를 주변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표적으로 삼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격, 사멸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초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5.7%를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오리온은 지난해 초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5.7%를 인수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암제 시장에서도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으로,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 인수로 미래 먹거리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식품 바이오기업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 인수 이후 얀센 등과의 기술이전 계약을 연이어 따내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화학기업 OCI도 지난 2022년 부광약품 지분 11%를 1461억원에 사들여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부광약품 유상증자에 268억원을 출자해 지분을 17%까지 끌어올렸다. OCI는 60년 업력의 부광약품 인수를 통해 제약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했다. OCI의 투자는 부광약품의 체질개선으로 이어졌다. 부광약품은 2022년 4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24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처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영업이익을 창출하며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904억원 영업이익 51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한 것이다.

이종산업들이 제약바이오기업 투자에 힘을 쏟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해질수록 생명 연장과 노화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장기적인 침체에 빠진 전통 제조업과 달리 제약바이오분야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이종결합 M&A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자금력이 부족해 글로벌 진출에 부침을 겪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력을 보유한 우량기업을 싸게 산 후 장기적으로 키우는 전략이 가능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이 기술을 가진 제약바이오기업에 투자하는 윈윈전략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이종결합이 성공하려면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